서양철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는 ‘물이 우주 만물의 근원’이라는 일원론을 주장했다. 모든 물질은 물의 다른 형태라는 말이다. 모든 생명의 몸은 물을 담고 있다. 우리 인간의 몸도 70%나 담고 있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지구도 70%가 물로 구성돼 있다. 안과 밖에 엄청난 물을 저장하고 있다. 덕분에 지구가 생명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인류 최초로 달에 첫발을 디딘 암스트롱이 달에서 살아 있는 생명체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달에는 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물이 있었다면 암스트롱은 분명 생명체를 발견했을 것이다. 21세기 과학자들은 달뿐 아니라 화성 등과 같은 별들에서 무엇보다 먼저 물을 찾고 있다. 외계 생명체들의 존재 여부가 물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은 비와 눈 같은 자연의 순환방식으로 재생가능한 자원이다. 그러나 인구 증가, 도시화·산업화에 따라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여러 나라가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물은 모든 생명의 생존에 불가피한 요소로 무한 자원이 아닌 유한 자원임을 알아야 한다. 세계인구의 지속적인 증가, 기상이변에 따른 이상기후, 인구의 도시화, 경제성장에 따른 수질오염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매년 갈수록 가뭄지역이 늘어나고 연간 강수량이 하절기에 집중돼 봄 가뭄과 여름철 수해가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도 지난 2001년 ‘지방 중소도시 지역의 홍수방재대책 개선방안 연구’라는 대학원 논문에서 “우리나라는 기후적 요인으로 크고 작은 수해가 매년 발생하고 지정학적으로는 동고서저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상류의 강수량이 급속히 하류로 이동하기 때문에 홍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또 급격한 도시화, 산업화로 인해 불투수성 면적이 증가하고 도시주변과 하천변의 저지대까지 택지, 공단 등과 같은 토지 이용의 변화가 급증되어 홍수재해의 가중요인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라고 했으며 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가용 수자원 대비 물 수요 비율이 40%를 넘어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이 40%를 초과하면 ‘심각한(severe)’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정부는 하루빨리 늘어나는 물 사용량을 감당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목적댐을 건설해 홍수기에는 물난리를 막고 가뭄 때는 적시적기(適時適期)에 농업용수와 공업용수, 생활용수를 원활하게 공급해야 한다. 또 빗물을 수자원으로 관리해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하겠다. 치산치수(治山治水)라는 말이 있다. 역사적으로 국가통치의 근간으로 국가 지도자의 우선 과제로 여겨 왔다. 우리나라의 치산(治山)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와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치수사업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수(水)의 시대로 물이 국가의 성쇠를 가름하는 중요한 재화로 작용할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동두천시도 지난해 1998년 수해이후 13년만에 큰 수해피해를 겪은 바 있다. 동장으로서 지난해와 같이 수해피해가가 없도록 오늘도 지역 구석구석을 살펴본다. 지금이야말로 수해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멀리 내다볼 줄 아는 혜안(慧眼)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