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억새 ‘거대1호’가 바이오에너지 개발의 보물창고로 주목받고 있다. 휘발유를 대신할 수 있는 바이오에탄올을 얻을 수 있고, 연료 펠릿과 건축자재로도 활용할 수 있으며, 조사료와 버섯배지의 원료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는 고유가 시대에 석유자원 고갈에 대비해 대체에너지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이같은 환경친화형 대체에너지 생산기술의 선점은 미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키워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50%의 에너지 자립을 목표로 다양한 연구와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대체에너지의 선두 주자는 단연 바이오에너지다. 바이오에너지란 생물 유기체인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가스·액체·고체 연료나 전기, 열의 형태로 변환해 이용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바이오에너지는 농업을 통해 매년 생산할 수 있고 친환경적이라는 점에서 세계 여러 나라들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이에 발맞춰 농촌진흥청에서도 2008년부터 바이오에너지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다. 바이오에너지 원료작물을 찾고, 유전자원을 수집해 오던 중 토종 억새인‘거대1호’를 개발했다. ‘거대1호’는 일반 물억새와 같은 벼과 식물에 속한다. 그러나 키가 일반 물억새의 두 배 정도인 4m에 달하고, 굵기도 10㎜로 굵어 마른줄기 수량이 ㏊당 30톤에 이른다. ‘거대1호’의 원산지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로 우리나라에는 유전적으로 다양한 억새들이 전국에 분포하고 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겐 크나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거대1호’의 단단한 조직을 부드럽게 하는 물리·화학적 공정을 거쳐 섬유소를 뽑아내고 당화, 발효시켜 증류하면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다. 또 ‘거대1호’는 수확 시 수분함량이 적어 건조비용이 절감될 뿐 아니라 열량이 높고, 회분함량이 2% 이내로 적어 보일러 기름을 대체할 수 있는 연료용 펠릿으로도 유망하다. 아토피 등 새집증후군 증상이 없는 친환경 소재여서 친환경 건축자재인 파티클 보드용으로 이용성도 검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격이 저렴한 버섯배지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현재 농촌진흥청에서는 이같이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거대1호’를 넓은 면적에 재배해 경관 조성 가치를 평가하고 있으며, 대량 생산을 통해 바이오에너지 원료로 이용하기 위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간 산·학·관·연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강하구 수변구역 184㏊에 ‘거대1호’시범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에너지 원료 생산과 더불어 친환경 생태공간 조성으로 국민 정서 함양에도 기여할 것으로 여겨진다.
‘거대1호’는 가뭄, 염해 등 열악한 환경에 잘 견디고, 바이오매스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에 비해 산출되는 에너지율이 32.5%로 높은 친환경 에너지 자원이다. 2011년 환경부에 의하면 우리나라 수변구역의 면적은 1만7천㏊라고 한다. 만일 이 수변구역에 ‘거대1호’를 심게 되면 마른줄기로 연중 51만톤의 바이오매스를 얻을 수 있다. 이 양을 연료용 펠릿으로만 사용하면 연간 1천454억원을, 휘발유 대체 바이오에탄올 생산으로 사용하면 2천513억원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비식량작물로 식량과의 경합도 없이 자연생태 환경도 살리고 에너지도 확보할 수 있는 ‘거대1호’는 우리나라 토종 에너지 작물의 보물창고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더 많은 강변에서 자라는 팔방미인 ‘거대1호’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