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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함준상"학교 우유급식의 다양화 필요"

 

얼마 전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학교 우유급식을 위한 회사선정 설문을 작성해 달라고 했다. 평소 학교급식 우유로 바나나, 딸기 우유나 요구르트를 먹고 싶다던 아이들 말이 생각나 우유급식회사 선정보다는 유제품 종류를 선택하라는 설문조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유가 식품으로 갖는 영양 성분적인 우수성은 ‘완전식품’이란 표현에 잘 나타나 있으며, 건강 기능적인 우수성에 대해서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영양, 내과학, 노인병학, 내분비내과, 생물통계학 등 관련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들로 구성된 일본의 한 연구팀에서는 8천659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유제품 섭취가 대사증후군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호주 당뇨협회에서도 당뇨예방을 위해 유제품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성인의 경우 약 70% 정도가 유당소화장애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런 사람들은 우유를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지거나 설사를 한다. 이러한 현상은 자라면서 유당을 소화시키는 소화효소가 점점 부족하거나 활성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유제품, 대사증후군 예방 효과적

이런 증상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발효유나 치즈를 제공하거나 유당을 미리 분해하거나 제거한 제품을 제공해 우유 소화능력을 키워줘야 하고, 우유가 맛이 없어 먹기 싫다는 학생은 향미가 첨가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 급식우유로 흰 우유 외에 다른 제품을 선택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유제품의 법적 규격을 정해 놓은 ‘축산물의 가공기준 및 성분규격’에 유가공품의 종류로 우유류, 가공유류, 발효유류 등이 규정돼 있으며, 학교급식우유로는 원유 100%인 우유류 제품들이 권장되고 있다. 서두에 언급한 바나나, 딸기 우유 등은 가공유류에 요구르트는 발효유류에 포함되며 가공유류는 무지유고형분(지방을 제외한 우유에서 유래한 고형성분) 5.5%이상, 발효유류는 무지유고형분 3% 이상 함유하도록 규정돼 있다. 가공유류와 발효유류는 탈지분유를 사용해 무지유고형분 함량을 맞춘 제품이 많으며 탈지분유는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되기 때문에 이런 제품들은 학교 우유급식의 이차적 효과인 국내 낙농산업 안정에 기여하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40만두의 젖소가 사육되고 있으며 해마다 약 200만톤의 원유가 생산된다.

발효유 등 제공 소화능력 키워줘야

작년에는 구제역의 영향으로 188만7천톤이 생산돼 이중 78.6%에 해당하는 148만4천톤이 음용유 제조에 사용됐다. 미국이나 EU 27개국의 음용유 비중이 각각 31.9%와 24.5%인 것과 비교하면 음용유 비중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이렇게 음용유 비중이 높은 이유는 물류비용이 높아 수출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탈지분유에 향료 등을 첨가해 만든 가공유 대신 국내산 원유를 넣어 소비자 기호에 맞춘 다양한 음용유 개발이 필요하다. 가공유나 발효유에 탈지분유보다는 원유를 사용하면 가격은 조금 올라가겠지만 영양소 파괴도 적고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국내 성인 70% 유당소화장애

학교급식우유가 학생들의 영양보충에 기여하고 더 많은 학생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가능한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 물론 단체급식의 특성상 가격이 가장 큰 제한요인이 되겠지만 우리 아이들의 영양보충과 국내 낙농산업 안정이라는 학교우유급식의 취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흰 우유를 좋아하지 않는 학생에게 흰 우유만 먹도록 강요하기보다는 가공유나 발효유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가공유나 발효유도 원유함량이 높은 고급 제품 중에서 선택하도록 한다면 국내 낙농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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