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는 양평군 양수리의 지명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수되는 지점이어서 생긴 이름이다. 두강이 합쳐지는 지점이니만치 땅이 비옥하고 습기가 많아 농사짓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췄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농민들이 모여들었고 한때 전국 최대의 유기농 단지가 들어섰다. 정부로부터 지원도 받았다.
두물머리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 유기농업의 발원지 중 한 곳으로서 유기농 체험과 생태교육을 위해 매년 수십만 명이 찾는 지역이었다. 그런데 2009년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에 두물머리가 포함되면서 철거가 시작됐다.
그 과정에서 유기농지 보존을 요구하는 농민·시민단체 측,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찬성주민 측 간의 대립과 갈등이 4년째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이곳의 유기농 단지를 철거하고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공원을 만들겠다고 한다. 현재 두물머리는 농민들이 경작을 할 수 있는 하천점용허가와 관련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서울고등법원은 농민들이 낸 '하천점용허가 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고 현재는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서울지방국토청은 4대강 사업 구간 공사를 위해 자진철거를 통보하고 오는 8월 6일 오전 6시 공사를 강행하려 한다. 그리고 시공업체는 불도저, 덤프트럭 등의 장비를 투입해 17일 아침 일찍부터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농민들과 지역주민, 천주교연대 등이 몸으로 중장비를 막으며 충돌을 빚기도 했다.
우리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로 인한 대립과 갈등,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권고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곳을 철거하고 4대강 공사를 하면서 자전거도로를 놓고 공연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한다. 두말할 것도 없이 자전거는 훌륭한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도심 자전거 도로 확충은 시급한 일이지만 외곽지역의 자전거 도로는 그리 시급하지 않다. 팔당공대위는 4대강 공사를 하고 남는 유휴부지에 최소한의 면적을 제공받아 생태보존 구역 등을 만들자는 ‘상생의 대안’을 제시한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부의 답변은 없다. 대신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행정대집행을 고집 한다. 대법원 판결도 남아 있고 정치권과 종교계, 시민사회에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중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그 전에 행정대집행이 들어오게 되면 충돌은 피할 수 없다. 정부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