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는 지형적인 이점 때문에 여간해선 큰 수해가 발생하지 않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수원시 일원에 360mm가 넘는 집중호우로 인해 주택462가구, 상가 21개소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수원시는 이번 비가 시간당 강수량이 71mm로 수원시 기상관측 이래 세 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적인 강우량으로 8시간 강우 지속 강도가 100년 빈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실 천재지변을 당하면 인간의 한계는 드러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평동 고색동 침수 피해는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전에는 피해가 적었는데 고색동에 수원산업단지 3단지 공사가 시작되면서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즉 건물을 짓기 위한 토목공사를 하면서 원래 논이었던 곳을 메웠기 때문에 지대가 높아졌고 빗물이 빠져 나가지 못해 역류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에 수원시는 지난 20일 수원시 재해영향성검토의원회의 자문을 받아 권선구 평동, 고색동 등 수해의 원인을 밝혔다. 침수원인은 기록적인 강우와 인근 황구지천의 홍수배제 능력 부족, 기안교 주변의 하천 병목현상과 산업단지 조성 등이 주요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수원시도 산업단지공사의 영향 때문이라는 주민들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시가 밝힌 또 다른 원인은 황구지천의 폭이 좁아 집중호우가 내리면 하천물이 농수로 등을 통해 역류, 인근 평동, 고색동 주택가가 침수될 수 밖에 없는 취약요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황구지천과 서호천의 하천폭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나 무려 2200억원이라는 엄청난 사업비가 투자되는 대규모 공사라 시는 예산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우선 평동지역에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하며, 서호천 하류(중보교-기안교)의 하천토사 준설, 평동 배수펌프장의 양수능력 보강공사를 실시할 계획이란다. 또 고색동 지역 산업3단지 하류에 배수펌프장 설치 및 우수 저류지 확보(14,500㎡)등의 공사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가 4대강 사업에 아쉬움을 표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4대강 사업 이전에 이런 하천들부터 정비를 했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황구지천처럼 홍수배제 능력이 부족한 하천들은 많다. 지자체의 예산이 부족하면 국비를 들여서라도 시급히 정비공사를 실시해야 한다. 앞으로 기상이변으로 인해 강우량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을 세워 국민들이 홍수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