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관악기의 화려한 화음과 생동감 있는 타악기의 리듬으로 우리들의 심장을 뛰게 하며 사람들의 마음에 흥거리를 줘 신나게 해 주며 수원 남문거리에 울려 퍼지던 마칭밴드들의 힘찬 리듬의 향연이 이제는 잊혀져가는 추억거리가 되고 있다. 요즈음 수원 시내나 각종 축제의 장에서 신나는 브라스밴드의 연주 소리가 슬며시 사라진 사연을 듣고 기억하고 있는 수원시민들은 가끔씩 아쉬워 한다.
연습과정에 화합의 조화로움이 함께하며 수원화성문화제의 거리 행사에 40년을 당연히 앞장서서 시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오던 브라스밴드의 위용은 다시는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없는 추억이 되고 마는 것인지? 수원의 신바람을 울리며 한 시대를 음미하던 브라스밴드. 관악대(管樂隊), 취주악대(吹奏樂隊) 또는 브라스 밴드로 칭하며 마칭밴드, 관악합주단, 고적대 등으로 구분되는데 수원에서는 매향여상이 처음 의장고적대를, 뒤이어 수원여고의 고적대 이후 한국에선 처음으로 여학생들이 관악기를 합주단에 도입한 한국 최초의 영복여고여자고적대가 수원의 자랑으로 명성을 날렸다. 물론 수원공고, 수원농고, 수원고를 비롯한 시내 고교 팀들과 해병대 51사군악대를 비롯해 각 브라스밴드가 수원에서 그 전성시기를 누렸다. 그 후 입시의 교육 변천과 시대의 변화와 함께 브라스밴드의 활동은 점차 수원에서 역사의 뒤안길로 이름을 남기고 있다.
고적대나 마칭밴드는 퍼레이드만 하는 줄 알고 있지만 연주도 잘해야 하는 종합예술의 역할을 한다. 바로 이게 마칭의 묘라 할 수 있다. 마칭밴드의 깊은 내면의 진실은 봉사 활동이다. 마치 음악을 틀어놓고 움직이기만 하는 것 같으나, 마칭은 이런 음악적인 요소에 무용, 깃발, 소도구 등이 함께 어우러져 현대적 종합공연 예술이 됐다. 마칭밴드의 유래는 고대시대 축제와 행사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흥겹게 하는 역할과 전쟁터로 출진하는 군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역할에서 시작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능은 확대됐고, 점차 쇼의 형태로 발전하면서 지역별로도 생겨나게 됐다. 현재 이런 마칭밴드의 선두에 서 있는 나라는 바로 미국과 일본이다. 미국에서는 1972년부터 DCI라는 단체가 해마다 전국 규모의 마칭 대회를 열고, 미식축구장에서 150명 이상의 인원이 Field Show를 보여주며 경연을 펼친다. 얼마나 인기가 있는가 하면, 이 대회를 보기 위해 수만 명의 관객이 미국을 찾고 있을 정도로 관광 사업에도 그 일조를 하고 있다.
추억의 브라스밴드는 영화 <써니>의 흥행을 벗 삼아 기다려 본다. 써니(소녀들의 즐거운 추억)는 2011년 5월 개봉한 상반기 최대 흥행작이었다. 아역들의 대활약으로 한동안 대한민국은 써니 신드롬으로 복고풍 노래, 의상들이 유행했다. 써니의 주역인 아역들을 통해 7080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문학동네 김인숙 작가의 <브라스밴드를 기다리며>에서와 보듯이 부인의 죽움에서 부인이 옛 추억에 부인이 좋아하던 멋진 고적대복장으로 북을 치거나 트럼펫을 불고 싶어 하던 부인의 추억을 따라 떠나는 시간여행을 읽는 순간 우리의 마음마저 설레게 만든다.
여기서 브라스밴드의 역사를 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시민들의 용기를 북돋우고 사람에게 흥을 돋우어 삶의 즐거움과 용기를 줄 수 있는 한 장르가 사라져 가는 안타까움에서 브라스밴드의 자랑을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뜻을 아울러 문화예술 도시 수원에서도 전통 있던 추억거리를 업그레이드시켜 전통과 현대가 함께하는 볼거리의 조화로 관광 차원의 새로운 장르에 빛깔을 입혀봄을 기대해 본다.
브라스밴드의 지도교사들과 동호인들! 특히 지역 단체장들의 생각을 ‘복고풍’이라기엔 아쉬운 브라스밴드의 자랑스런 긍지를 활성화시킴에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