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경기경찰청에서는 기동부대 지휘요원을 대상으로 한 강경량 경기지방경찰청장의 특강이 열렸다. 이날 특강은 철학과 역사학을 기반으로 강 청장의 오랜 경찰 경험을 접목시킨 또 하나의 멋진 강의였다. 그는 경찰 기동부대 지휘요원에게 필요한 조직관리의 덕목을 설득력 있게 강의했다. 기동부대 지휘요원들은 집회시위가 일어나면 가장 먼저 선두에서 지휘한다. 춥거나 더위를 마다하지 않고 현장에서 긴장해야 하며, 시위 때는 비좁은 버스나 지휘차량에서 선잠을 휴식으로 취하면서 현장에 서 있게 된다. 또한 기동부대 지휘요원들에게는 젊은 전의경들의 문화와 사고에 맞춰 그들을 관리해야 하는 과제도 주어져 있다.
강 청장은 이날 특강에서 관리자로서 조직을 어떻게 운영하고 관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신중한 고민을 피력하고, 조직을 관리하는 데는 두 가지 필요 요건이 있다고 했다. 그 두 가지는 조직에 대한 사명감과 고객과 항상 호흡하는 것이다. 강 청장이 강조한 ‘사명감’과 ‘고객과의 소통’은 비단 기동부대 지휘요원뿐 아니라 기업의 리더와 중간관리자들에게도 필요한 덕목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덕목을 이 글을 읽은 독자에게 권하고 싶다. 어떤 조직에서든지 사명감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사명감은 일방적으로 제시된 것이 아닌 구성원 스스로의 합의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고, 고객과 호흡하려면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그렇다면 그러한 조직은 어떻게 관리돼야 하는가? 강 청장은 조직 관리의 원칙으로 기본과 원칙, 자율과 책임, 소통과 화합을 제시했다. 첫째, ‘기본과 원칙’은 그 조직을 지탱하기 위한 주춧돌과 같다. 이것을 반드시 지키도록 해야 한다. 둘째, ‘자율과 책임’은 반드시 함께 가는 것이고, 책임 없는 자율은 ‘방종’이 되며 자율 없는 책임은 ‘회피 또는 전가’밖에 되지 않는다. 셋째, ‘소통과 화합’인데, 강 청장은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영국의 경험론자 베이컨이 언급한 꿀벌을 예로 들었다. 꿀벌은 먹이를 저장할 뿐 아니라 이를 가공까지 하는 진정한 경험론자이다. 곧 독식하지 않고, 협업을 한다는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소통’을 하는데, 이러한 특성을 본받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강 청장은 조직이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도덕성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기경찰이 사회적 약자인 여성·아동·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불법과 무질서’로부터 도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의 기원은 동서양이 다른데, 동양에서는 왕의 권한을 유지하고 백성을 통치하는 장치로 생겨났으나 서양 특히 로마법은 무역과 거래를 위한 민법·상법 위주로 발달해 시민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지켜져 왔다. 이러한 점을 설명하기 위해 강 청장은 토마스 홉스는 그의 저서 <리바이어던(Leviathan)>의 내용도 소개했다. ‘불법과 무질서에 강한 경찰’이라는 목표는 앞서 말한 바람직한 조직의 요건 중 ‘사명감’과 관련되는 것이다. 조직의 사명감을 고취하려면 무엇보다도 그 구성원의 가슴을 뛰게 만들어야 한다. 강 청장은 기동부대 지휘요원들이 각 부대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화합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노력하고, 특히 누구에게나 공감할 수 있는 인사를 통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줄 것을 부탁했다.
끝으로 강 청장은 조직관리의 골든 룰로, 세 가지를 소개했다. 첫째, 일상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하인리히 법칙은 부대원의 복무규율 위반행위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으므로,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반드시 수반되는 작은 사고나 경미한 징후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둘째, 부대는 지휘관의 관심과 의지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의경은 내 자식이나 조카라고 생각하고, 기동순경들은 친동생으로 생각하면서 부대 관리를 해야 한다. 셋째, 기강과 규율이 바로 선 부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각급 지휘관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강 청장이 말한 조직관리의 골든 룰은 경찰조직뿐 아니라 일반 조직에도 두루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전 세계적인 불경기로 온 세상이 뒤숭숭한데, 강 청장이 강조한 ‘사명감’과 ‘고객과의 소통’을 조직관리의 골든 룰로 적용해봄직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