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0 (일)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에게 ‘100’이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는 특별하다. 무엇보다 ‘100’은 완전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대부분의 시험이 100점을 만점으로 하는데, 100점을 받았다는 것은 완전함과 다름아니며, 엄마에게 칭찬받는 꿈의 숫자이기도 하다. 한자(漢字) 문화권에서 ‘백(百)’은 ‘만(萬)’과 달리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대치를 의미하기도 한다. 요즘은 100세라는 나이가 특별할 것이 없지만 과거 백세(百歲)는 하늘이 내려준 수명이자 천명에 따른 천수(天壽)로 해석됐다.

또 인류사를 재단하는 1세기 역시 100년을 단위로 하고 있으며 경제에 있어 주가(株價)나 통화가치, 통계의 기준인 백분율 등 모든 경제적 기본이 100이다. 주요 국가의 통화를 들여다보면 기축통화인 미국의 달러는 100센트이며 영국의 1파운드는 100펜스, 중국의 1원은 100전과 교환단위다. 지구 생명의 근원인 물의 끓는 비등점이 섭씨 100℃인 것도 우연이 아니다.

요즘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린 올림픽에서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지 않은 채 가장 빠른 인간을 선발하는 경기 역시 육상 100M이다. 이런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올림픽 참가 64년만에 100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전에 출전한 우리나라 남자대표팀이 주인공이다. 우리나라 펜싱 역사상 사브르종목의 첫 메달이자 단체전 첫 메달이기도 하지만 펜싱의 탄생지 유럽을 벗어난 국가가 따낸 첫 금메달이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대한민국의 국호를 사용해 참가한 1948년 생모리츠 동계올림픽 때부터의 셈법이라 손기정 선생의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이 아쉽지만 쾌거가 아닐 수 없다. 또 64년만에 런던이라는 같은 장소에서 다시 열린 올림픽에서 이룬 ‘100번째 금메달’이어서 운명 같은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의 첫 번째 올림픽 금메달은 1976년 몬트리올 하계올림픽에서 레슬링 자유형 62kg급에 출전한 양정모 선수가 따냈다. 당시 양정모 선수의 금메달 획득은 일대 국가적 경사였다. 후진국 탈피를 위해 몸부림치던 그 시절, 선진국의 전유물로 여겼던 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은 마치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끌어올린 듯 한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였다. 모든 국민을 레슬링 경기의 전문가로 만들었고, 당연히 양정모 선수는 귀국과 함께 서울 시내를 누비는 카퍼레이드를 펼치며 일약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했다.

100번째 금메달이 더욱 반가운 것은 과거뿐 아니라 현재도 국력과 올림픽성적표는 거의 정비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날까지 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