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자원을 확보하고 보존하는 일은 미래에 얻어질 가치를 기대하고 투자하는 보험과 같은 것이다. 생물다양성협약과 ABS(Access and Benefit Sharing)협약에 따라 생물자원 확보를 소홀히 할 경우 이들을 선점한 국가에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의 이용 부담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생물자원을 독점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21세기 국부창출의 새로운 영역으로 생물자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5년 9월 해양수산부, 환경부, 농림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부처와 공동으로 생물·유전자원 국가종합관리 방안을 마련, 각 부처에 산재돼 있는 생물자원과 유전자원의 현황 파악과 통계 유지를 위해 지난 2006년 3월에 ‘국가생물자원정보관리센터’를 개소했다.

생물자원 독점적 확보 경쟁 치열

2007년 3월에 국가생물자원의 효율적 보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21세기 전략산업인 생물산업(BT)의 육성지원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환경부에 국립생물자원관을 설립했다. 또 다양한 해외생물자원 확보를 위해 중국, 중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등 세계 4대 권역에 해외생물자원센터를 설치하고 국제협력사업을 추진해 온 결과 이제는 세계 6위의 농업유전자원 보유국이 됐다.

생물자원은 종자, 천연물 신약, 산업소재, 바이오 에너지 등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중요하며, 생태계 유지의 필수 요소로서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다양한 생물종으로 구성된 자연환경이 음식, 생활습관 등을 통해 민족성의 형성·유지에 영향을 주며, 다양한 생물자원을 통해 문명이 발생하고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 자본·기술을 보유한 선진국과 자원을 보유한 저개발국 간에 힘의 균형을 이뤄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

특히 미생물은 생명체가 살기 어려웠던 지구에 가장 먼저 출현해 CO₂와 태양광을 이용해 산소를 만들어 지구 환경을 변화시키고, 직접 동·식물로 발전돼 현재의 지구를 만든 것이 바로 미생물이다. 미생물은 다양한 발효식품을 만들어 인류 음식을 풍부하게 했으며, 다양한 산업공정에 촉매로 활용되고, 이제는 인류의 병과 싸우는 백신 등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오는 2020년 내부개발이 완료되는 새만금간척지에는 2만8천300㏊의 토지와 1만1천800㏊에 달하는 담수호가 만들어진다. 특히 방조제를 건설한 후 노출된 토지는 생태계의 천이를 막 시작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내부개발이 진행되는 동안은 물론 내부개발이 완료된 후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토양 중에 서식하는 동물과 식물의 종류와 개체수가 많이 변화할 것이다. 소멸하는 자원도 있을 것이고 쇠퇴하거나 번성하는 자원도 있을 것이고, 새롭게 생겨나는 자원도 있을 것이다. 새만금간척지는 이러한 간척지의 환경변화에 따른 생태계의 변화를 추적하고 분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새만금간척지에 분포하는 동식물과 미생물에 대한 기록을 만들고 변화과정을 분석하는 것은 무한한 미래가치를 가지고 있는 생물자원의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국가가 해야할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한다.

간척지 생태계 변화 기록·분석해야

간척지 토양에는 염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다른 지역에서 발견이 어려운 생물자원이 발견될 가능성 많다. 또한 간척지를 건설한 후 일어나는 생태계의 천이 과정을 처음부터 연구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새만금간척지를 활용해 생물상의 변화에 대한 자료를 축적한다면 차후에 추진되는 간척지 개발사업의 방향을 설정하는 환경영향평가 등의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