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올해 여름휴가의 피크였다. 7월이 끝나고 8월이 시작된 지난 주 수많은 사람들이 바다와 산, 강과 계곡을 찾아 여름휴가를 즐겼다.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서 휴가는 자연과 벗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지친 몸을 쉬게 하는 좋은 휴식이다. 그런데 휴가를 다녀온 사람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때도 장소도 아랑곳없이 벌어지는 술판과 취사 금지구역에서도 버젓이 행해지는 음식 조리행위, 그리고 술병이나 음식물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몰지각한 행락객들 때문이다. 이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외국인들은 ‘한국 사람들이 술과 고기에 굶주린 사람들 같다’고 한다. 술집은 물론 구멍가게 앞이나 공원, 길바닥에 주저앉아 술판을 벌인다는 것이다. 또 무조건 집밖으로 나갔다하면 다른 사람들은 아랑곳없이 불을 피우고 연기를 내며 고기를 구워 술과 함께 먹는 모습이 흔하게 발견된다는 것이다. 물론 외국에도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술을 마신다. 그런데 이는 캠핑장이나 바비큐 에어리어 내에서 만이다. 우리국민처럼 공원이나, 취사가 허용되지 않는 청정구역에서는 아니다. 이런 행위는 당연히 다른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제3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밤에 공원에 운동을 하러 나온 사람이나, 청정한 공기를 마시고 고요한 자연 속에서 휴식을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 고기 굽는 연기나 취객들의 고성방가는 공해이자 위협이다. 실제로 공원이나 휴가지에서 시비나 싸움이 붙는 경우는 이렇게 마신 술 때문인 경우가 적지 않다. 오랜 기간 인간이 마셔온 중요한 기호식품인 술을 마시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술은 술집이나 가정에서 적당량만 마시면 누가 뭐라겠는가? 시도 때도 장소도, 그리고 애나 어른이나 위아래 가리지 않는 무분별한 음주 풍조를 개선하자는 얘기다. 지나치게 관대한 우리나라의 음주문화는 이제 바뀔 때가 됐다.
우리나라 동해안의 대표적인 해수욕장 가운데 하나인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에는 백사장에서 술을 마시는 행위를 단속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지자체인 서울시도 공원에서의 음주를 금지하는 조례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런 조치는 이제 전국적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아울러 일부 선진국처럼 음식점이나 슈퍼에서 술을 판매하지 않는 방안도 이제 고려해 볼 때가 됐다. 물론 관련업계의 반발이 심하겠지만 국민건강을 위해, 그리고 건전한 사회를 위해 언젠가는 시행해야 할 필요한 조치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