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금연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흡연경고 사진으로 평가되는 경고사진을 내년 3월부터 모든 담뱃갑에 부착토록 했다. 사진은 시한부 폐암환자인 여성과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버린채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의 모습이다. 이러한 사진과 함께 “폐암으로 죽어가는 장면”이라는 경고문구도 첨부된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담배는 공공의 적으로 흡연을 막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실행중이다. 그중에서도 직접 담뱃갑에 흡연경고문이나 그림, 사진 등을 부착하는 것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각국은 해골이 담배를 피우는 사진이나 망가진 폐, 암덩어리 등을 여과없이 담뱃갑에 인쇄해 금연을 유도하고 있다.
담배가 인류의 건강을 해친다는 객관적 사실들이 하나씩 나타나자 1950년대 이후 세계 각국의 정부들이 금연을 위한 정책을 내놓았다. 미국은 1971년부터 담배의 텔레비전 광고를 중단시켰으며 서독은 1972년 말 아예 담배광고 자체를 전면 중단시키는 강수를 두었다. 우리나라 역시 1976년부터 담뱃갑에 건강에 대한 경고 문안을 넣기 시작했으나 경고수준이 지나치게 미미하다는 비판을 사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이달부터 담뱃갑에 흡연경고 그림을 의무적으로 부착토록 했다. 지난 6일 보건복지부가 이러한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는데 국민건강을 위한 획기적 사건을 받아들여진다. 내년부터는 흡연경고 그림은 물론 인체에 유해한 성분도 표시되고 지정된 장소외 담배 판촉도 금지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담배관련 기업들과 거대한 규모의 수입담배회사들의 로비에 의한 무력화가 우려스럽다. 금연단체들은 이들 기업들이 준비된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교묘하고 강력한 로비를 진행한다고 경고한다. 우선 연구기관을 통해 담배의 유해성을 흐리는 결과를 내놓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광고를 무기로 언론 매체를 통해 긍정적인 여론 형성에 나선다. 또 막강한 자금력으로 정책 결정과정 및 정치활동에 개입해 금연정책을 방해한다. 담배 재배농가를 앞세운 시위와 압력도 예상된다.
마침 우리나라 금연단체들은 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제5차 당사국 총회’에 커다란 기대를 품고 있다. 유엔출범이후 가장 많은 176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이번 총회는 흡연뿐 아니라 간접흡연까지 국제적 공조를 통해 제한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경제나 스포츠뿐 아니라 건강선진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