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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춘추]김미경"중국 여행에서 본 대한민국"

 

지난주 휴가차 함께 동양학을 공부하는 지인들과 함께 공자의 묘와 사당이 모셔져 있는 산둥성의 곡부와 태안, 제남에 다녀왔다. 근처의 안자와 맹자 등 시대를 재창조 하고자 했던 철인들의 숨결을 느껴 보고자 준비됐던 여행이었다. 동양의 사상적, 철학적 관점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지점은 어떤 것이고, 지금 다시 우리에게 동양학이라는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며 고민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개인적인 궁금함도 있었다.

제남공항에 도착하고 곡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기대와는 다르게 중국인 가이드는 동양사상에 대한 측면 보다 현재의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산둥성 자체 인구가 1억을 넘어가고 곡부도 백만이 넘어가는 인구를 가졌다고 힘주어 말하며,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해 남한 사회를 빗대어 이야기를 했다. 주변 도로 옆의 집들을 보며, 이 집들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곳이라고 했다. 이제 몇 년 후면 개발이 되는 시점에 보상이 주어질 것을 예상 하여 미리 집을 지어 놨다고 했다.

현지 가이드의 시각에서 본 한국

벽돌로 집의 형태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으며, 한눈에 보아도 사람이 살 수 있을 정도로 지어진 집은 아니었다. 이전 우리사회의 재개발 지역에서 딱지를 샀다거나, 투기가 일어났던 일들과 이 과정에서 일어났던 사회적 문제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가는 도중 끝없이 펼쳐지는 옥수수 밭 너머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높은 건물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가이드의 말을 들으며, 중국에서도 개발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우리사회는 이제 개발의 광풍을 통해 단맛을 봤던 일부 계층을 제외하고, 개발의 쓴맛만을 남긴 채, ‘하우스푸어’, ‘출구전략’등으로 압축되는 개발의 문제가 사회문제로 드러나고 있는 과정에서 일본, 한국, 중국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엿볼 수 있었다.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모습은 가이드의 모습과 안내처럼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가이드는 중간 중간 발언을 하며, 대 놓고 한국의 모습에 대해 비판을 하기도 하며, 자신이 그간 한국인을 상대로 여행업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거침없이 이야기 했다. 그가 겪은 내용은 사실에 기반 한 것이어서 달리 변명할 것이 없었다.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왜 산둥성의 청도에서 망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한국인들이 왜 신뢰를 잃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현지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했다. 공감 가는 이야기들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모습에서, 과거로부터 내려오던 유무형의 자산들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무차별적으로 사라지는 과정을 ‘폭격하라고 명령을 받고 출격했더니 누군가 이미 폭격을 해놓고 갔더라’는 가이드의 만담에서 중국사회의 갈등을 미리 보는 듯 했다. 중국의 사회적 문제는 중국을 넘어 세계적인 파장이 가능함을 보는 기회이기도 했다.

애초 여행의 목적과 다르게 가이드의 눈을 통해 ‘한국사회의 세계화’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를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산둥성 박물관에서 보았던 한반도를 둘러싼 문물이동 지도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 놓은 지도를 가리키며, ‘우리에게(중국) 문제제기하지 말고, 일본과 한국이 알아서 정리해야 한다’던 가이드의 말을 곱씹게 되는 미묘한 마음이 올라왔다.

이웃나라와 경제·역사적관계 재인식

동양철인들의 관심에서 시작한 가벼운 여행은, 바닥에서 느끼는 중국인의 시각을 통해, 이웃하는 나라와 사회, 경제, 문화, 역사적 관계에 대해 ‘민낯의 얼굴’을 보는 듯 했으며, 여러 가지 과제를 앉고 온 듯했다.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이어지는 역사왜곡은 산둥성의 박물관 여러 곳에서 확인되어, 우리 고대사에 대한 사실 확인과 구체적인 연구가 ‘개발’로 모든 것이 없어지기 전에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나가보면 애국심이 발동한다고 하더니, 시큰둥하던 애국심이 발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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