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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왼손잡이는 ‘짝빼’, ‘왼빼’ 등 불완전성을 상징하는 별칭으로 불리며 개조해야 할 대상으로 치부된다. 보통 왼손잡이의 자연적 발생율이 11% 정도지만 한국에서는 성장과정의 개조를 통해 5.8%만 왼손잡이로 살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03년 한국갤럽이 조사한 왼손잡이에 관한 여론조사(표본오차 ±2.5%P, 95% 신뢰 수준)에 따르면 1천500명의 20대 이상 성인남녀 가운데 왼손잡이는 4% 미만이었다. 전체 조사대상자의 8%에 못 미치는 양손잡이가 있었는데 본인이 왼손잡이라고 응답한 사람 중 식사와 필기를 오른손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게 특이하다.

필자 역시 어려서부터 왼손을 사용했는데, 아버지의 훈육(?)을 통해 ‘글씨 쓰는 것과 숟가락 사용’ 만큼은 오른손을 이용케 됐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는 왼손잡이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 가위같은 문방용품부터 컴퓨터 마우스 등의 전자제품은 물론 에스컬레이터 등 건물의 공간배치는 오른손 사용자를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이런 차별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것이다. 영어에서 ‘Right’는 ‘오른쪽의’라는 뜻도 있지만 ‘올바른’이라는 함의를 갖고 있다. 반면 ‘Left’는 ‘왼쪽’이라는 의미외 ‘쓸모없는’이라는 뜻을 가진 ‘lyft’에서 파생된 단어다. 굳이 영어에서 찾지 않아도 한국사회에서 ‘오른손’은 ‘바른손’과 동의어다.

올림픽과 공천헌금, 주요정당의 대선후보 경선, 독도를 둘러싼 한일간 외교전 등의 굵직한 현안에 묻혀서 그렇지 8월13일은 ‘국제 왼손잡이의 날’이다. 왼손잡이들의 인권보호와 함께 왼손잡이에 대한 의식을 바로잡기 위해 지난 1976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현대에 와서는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이 “아주 천재적이거나 형편없다”는 이중적 잣대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는 역사적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알렉산더 대왕, 나폴레옹, 시저, 베토벤 등의 천재나 영웅들이 왼손잡이였다는 사실에 영향을 받은 듯하다. 현대에 와서도 아이작 뉴튼, 빌 게이츠, 니체와 함께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을 비롯 빌 클린턴 등 미국의 역대 대통령 10여명이 왼손잡이로 밝혀졌다.

의학계에서는 왼손잡이의 탄생을 유전적 요소보다는 환경적 요소로 해석한다. 굳이 차별받거나 추앙받아야 할 태생적 근거가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왼손잡이는 우리사회의 소수자이자 배려 받지 못하는 소외자로 남아 있다. 이제는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을 깨고 공생하는 사회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때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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