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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박천규"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 기후변화 적응"

 

연일 잠 못드는 밤이 이어졌다. 런던올림픽과 열흘 이상 계속되는 열대야 때문이었다. 올림픽이야 세계적인 선수들의 수준높은 기량을 보고 우리 선수들의 선전과 승전보에 힘입어 희망을 주는 일이겠으나, 한낮의 폭염과 밤까지 이어지는 열대야는 가뜩이나 지친 우리의 심신을 더욱 고달프게 한다.

여름철 무더위가 있어야 들에서 곡식이 익고 한해의 풍년을 기대할 수 있겠으나,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 무더위뿐만이 아니다. 지난 6월에는 전국적인 가뭄이 한반도를 휩쓸었고, 여름철은 수시로 폭우와 홍수가 이어진다. 겨울철도 혹한과 폭설, 이제 100년만의 폭우, 폭염, 가뭄 등의 극한 날씨는 더 이상 언론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할 만큼 우리에게 익숙해지고 있다.

2011년 홍수로 태국은 국토의 삼분의 일이 침수되어 세계적인 경제적 쇼크를 야기했고, 최근 미국의 가뭄으로 인해 전세계 곡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와 중국 북경은 물난리로 많은 희생과 피해를 겪고있는 현실이다.

왜 이렇게 이상 날씨가 빈번해 지고 있을까? 이제는 그 원인을 전문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까지도 잘 알고 있다. 바로 인류가 산업화를 이루면서 배출해 왔던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지구의 대기를 데우고 이렇게 축적된 열이 전세계적인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온실가스는 태양의 직사광선은 투과시키면서 지구가 배출하는 적외선을 흡수하여 지구의 대기를 데우는 역할을 한다. 산업혁명 이전 280ppm이었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 400ppm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지구대기는 지난 100년간 0.8℃, 우리나라 부근은 1.8℃ 높아졌다.

지금껏 겪은 기후변화에도 우리는 진저리치는데 앞으로 오는 기후변화는 어떨까?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새로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의하면 장래 기후변화는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전세계는 2050년까지 2.3℃ 더 상승할 것이며, 우리나라 부근은 3.2℃ 높아질 것이다. 강수량도 전세계는 3.2% 증가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15.6% 더 높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기온 상승과 강수량 증가는 해수면 상승과 더 잦은 폭염과 열대야, 가뭄과 홍수, 그리고 생태계 변화와 열대성 질병의 증가 등을 가져올 우려가 크다.

결국 우리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먼저 온실가스를 줄이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우리가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기후변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발생을 BaU 대비 30% 저감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산업·공공부문 목표관리제 시행, 배출권 거래제 도입, 녹색생활 실천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저감(Mitigation) 조치만으로는 다가오는 기후변화 위협에 충분히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미 지난 100여년간 막대한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뿜어졌고, 이로 인한 기후변화현상은 어떠한 모습으로든 우리에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기후변화에 반드시 적응(Adaption) 해야 한다.

우리는 폭염과 열대야 발생을 피할 수 없다. 오히려 폭염과 무더위 등 기후변화 속에서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부에서는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2010년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마련하였으며, 최근 새로운 기후변화 장기전망을 반영하여 기존 대책을 보완하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 적응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인 사안이다. 기후변화 초기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장래 우리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스턴보고서는 지금 당장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드는 비용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이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발생하는 피해비용은 전 세계 일인당 평균 소비수준의 5~20% 수준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재앙대비에 가장 좋은 것은 미리 막는 것이다(人之防患, 貴在防之未然)”라는 말은 동서고금의 격언이다. 현재 기후변화는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갈수로 커질 우려가 있다. 결코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도 못 박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늘도 무더운 햇볕이 사정없이 내리쬐고 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이 더위를 지혜롭게 견디길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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