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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힐링(Healing)의 앞뒤

TV프로그램 가운데 ‘힐링 캠프’가 인기다. 유명 인사들이 단골손님인데 떠오르는 축구스타인 기성용과 청소년들의 꿈을 지배하는 연예기획자 박진영 등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정치인들에게는 자신의 내면을 대중에게 전파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으로 이미 안철수 등 대권후보 4명이 거치며 인지도와 지지도를 높였다. 이러다보니 나머지 후보들은 “나도 출연시켜 달라”며 아우성을 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출연자들이 편안한 상태에서 숨은 이야기를 털어놓게 하는 것은 캠프 앞에 붙은 ‘힐링(Healing)’이라는 단어 때문으로 보인다. 본래 힐링은 ‘고치다’라는 뜻의 힐(Heal)을 명사화해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요즘은 힐링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힐링 뮤직, 힐링 여행, 힐링 트래킹, 힐링 푸드, 힐링 스포츠, 힐링 댄스, 힐링 센터 등등에 이어 힐링 섹스까지 등장했다. 이제는 힐링이 웰빙(Well-being)을 밀어내고 현대인의 최대 화두로 부상한 느낌이다. 숨가쁘게 살아온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제는 치유받고, 쉬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힌 것이다.

우리는 배고픈 50~60년대를 넘어 산업화를 이루기 위한 70~80년대, 그리고 세계와의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21세기를 맞아 정말 정신없이 살아왔다. 세대별로도 10대 후반의 입시, 20대의 취업, 30~40대의 승진, 그리고 50대 이후 가정과 조직에서 존재감을 찾기 위한 몸부림은 눈물겨웠다. “열심히 일한 당신, 이제는 쉬어라”하는 문구가 절로 가슴에 와 닿는다.

그러나 힐링도 승자의 몫이다. 위에서 거론한 갖가지 힐링을 즐기거나 체험하기 위해서는 이 사회의 승자가 돼야 한다. 돈이 있어야 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힐링에 신경쓸 여유가 필수다. 따라서 TV나 매체를 통해 소개되는 성공한 사람들의 힐링은 그저 힐링에서 소외된 서민들의 눈과 귀를 마취시킬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례로 매체를 통해 자신은 힐링을 위해 주말이면 혼자서 제주도의 올레길을 걷는다는 명사들이 많다. 이 역시 비행기 삯과 체재비, 각종 비용을 부담하고 고가 브랜드의 산행복으로 갈아입은후 여유있는 주말을 즐길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는 사람들은 ‘멈추고 싶어도’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해야 한다.

공유할 수 있는 힐링, 함께 할 수 있는 힐링이 필요하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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