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확정됐다. 새누리당은 20일 전당대회를 열어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 박 위원장이 압도적 표차로 앞서 대선 후보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박 위원장은 5년전 당내 경선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고배를 마신 한을 풀게됐다. 박 전 위원장이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대권 재수 만에 본선에 진출하는 의미도 있지만 우리나라 정당 역사상 유력 정당의 첫 여성 후보가 된다는 점과 전직 대통령의 자녀가 대선 후보가 되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새누리당 후보 확정을 계기로 꼭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 흐름이 숨가쁘게 전개될 전망이다. 민주통합당 후보는 내달 중순에 확정되고, 범야권 유력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역시 여전히 상황을 관망하며 ‘링’밖에 머물고 있지만 진검승부는 이미 시작된 형국이다. 현재 새누리당은 보수로의 정권재창출을, 민주당은 5년 만에 진보로의 정권탈환을 각각 벼르고 있다. 특히 손학규 문재인 박준영 김두관 정세균(기호순) 후보 5인 가운데 누가 민주당 후보가 되느냐, 또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이 단일화를 할 경우 누가 최종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대선 판도는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선은 사상 첫 성 대결구도에다 사실상 기존 정당정치와 안철수식 새로운 정치형태의 격돌 양상까지 띠고 있어 선거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 정치지형이 밑바닥부터 요동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박 전 위원장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음을 예고 하고 있다. 경선과정에서 박 전 위원장은 5.16 역사관 논란이나 당 공천헌금 파문으로 큰 위기를 겪으면서 상대 후보의 끈질긴 질문공세에 이렇다할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다가서지 못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의 강인한 원칙론자의 모습은 어느정도 각인시켰다고 볼 수 있지만 경선을 거치면서 불거진 불통 이미지를 포용의 리더십으로 부각시킬 전략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박 후보측은 젊은 층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박 전 위원장에게 각인 되어 있는 노년층, 기득권 이라는 인식부터 거둬내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유권자의 마음을 사기가 어려워 진다. 특히 박 전 위원장의 당면과제는 외연확대다. 경선에서 경쟁했던 비박 주자들을 한식구처럼 감싸고 관계가 멀어졌던 당 중진들과도 유대를 강화하는 일이다. 승자의 손길을 마다할 이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