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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박창영"잡곡(雜穀)의 재조명"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국민식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웰빙·건강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국민 소득수준의 향상이 가져온 식생활의 변화는 동물성 식품, 인스턴트 식품, 정제식품 등 위해식품의 소비증가를 가져 왔고 이것은 스트레스, 공해 등 여러 가지 요인과 함께 생활습관병으로도 일컬어지는 성인병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농식품에 대한 인식 및 소비형태 변화도 1990년 이전에는 양에서 질로, 그리고 2000년 이후는 안정성·건강·맛으로 건강 지향적 소비패턴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먹을 것이 없던 시절의 구황작물로만 치부돼 점차 식단에서 사라지고 농가에서조차 씨가 마를 지경에까지 이르렀던 잡곡이 다시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잡곡은 사전적 정의처럼 쌀 이외의 나머지 곡류를 잡곡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농업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잡곡하면 얼른 머리에 떠올리게 되는 것이 조, 수수, 기장, 메밀 같은 곡류들이다. 요즘 재래시장이나 대형 식품매장에 가보면 잡곡상품이 즐비한 것을 볼 수 있다. 주로 소포장한 다양한 종류의 단일품목 또는 혼합곡의 생산지 고유의 브랜드를 달고 선을 보이고 있다.

건강 지향적 소비패턴으로 변화

잡곡은 무엇보다도 영양, 즉 양질의 탄수화물과 지방과 단백질, 그리고 여러 가지 미량원소가 인체의 요구에 맞게 균형적으로 함유돼 있다는 것에서 그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잡곡의 작은 알곡에는 모든 필수 아미노산들이 함유돼 있으며 식이섬유, 미네랄, 비타민B군들도 풍부해 채소와 육류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현대인의 식생활에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의 귀중한 공급원이 되고 있다.

최근 현대과학 기술의 발달로 잡곡성분의 약리적 효능들이 구명됨에 따라 잡곡이 의약품이나 기능성 식품의약의 원료로까지 이용하기 위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서는 장수와 관련이 있는 항산화활성과 관련해 잡곡은 항산화 활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수의 경우 항산화 물질로 널리 알려진 총폴리페놀의 함량이 포도주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고 다양한 검증방법으로 항산화 활성을 평가한 결과 수수의 경우 대표적인 항산화제로 알려진 토코페롤보다 우수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조, 기장, 팥도 항산화 활성 및 혈당상승 억제효과도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오늘날 잡곡이 새롭게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로 이와 같은 주곡 중심의 영양편중과 과도한 동물성 식품 섭취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인의 식생활 습관과 그로 인한 각종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데 유용한 영양적 가치와 인체생리활성을 잡곡이 보유하고 있는데 기인한다.

이 밖에 재배적인 면에서는 잡곡이 기상재해(가뭄)에 강하고, 재배 시 농약 및 비료 등 환경과 인체에 유해한 자재 및 재배 노력이 적게 들며 무리한 토지이용을 하지 않아도 돼 농지보전 면에서도 큰 이점이 있다. 현대농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소비자의 기호와 욕구에 부응하는 소비자 농업과 화학 물질을 배제하는 친환경 농업에 적합한 소재라는 점이 잡곡의 가치에 대한 재인식의 기조를 이룬다면 한마디로 잡곡은 환경에도 인체에도 좋은 웰빙작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항산화 활성 효과 우수한 웰빙작물

잡곡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가치는 문화·관광산업과의 연계이다. 도심인접 도로변, 둔치, 공원 등과 철새 도래지 등 생태보전지역, 휴경농지, 농촌문화체험지, 문화유적지, 4대강 유역 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잡곡재배 문화의 확산으로 삶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 축제와도 연계해 잡곡을 지역특산물과 전통식품 개발, 꽃꽂이 용 등 생활원예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같이 잡곡은 소규모 농업, 작지만 강한 농업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작물로서 농가에게 실현가능한 비전을 제시하고 생산단지의 규모화와 생산농가의 조직화를 통한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생산노동력 절감을 위한 기계화가 이뤄진다면 꿈이 있는 농촌 실현과 농가소득 향상에 최적의 숨겨진 매력 작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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