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의회가 지난 6월 25일 개회 이후 10번째 의장단 선출을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두 달이 넘도록 파행을 계속하며 후반기 회기를 모두 소진한 채 속수무책이다. 의장 후보인 새누리당 이종화 의원에 대한 ‘도덕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고소를 하는 등 격화된 감정싸움으로 치달으며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과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는 상반된 입장만 되풀이하며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 의원은 지난달 16일 임시회의에서 “민주당에서 부의장과 상임위를 1석도 갖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의장직을 내 놓겠다”는 발언을 하더니 하루만에 “하나의 제안이었을 뿐”이라며 이를 번복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또 지난달 27일 회의에서는 “의정부시민과 의회정상화를 위해 의장후보를 사퇴하겠다”는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하지만 이 발언은 사퇴표명에 이어 의장 선출 투표절차를 유도한 뒤 실제 투표에 들어가 자신을 포함한 새누리당 7표를 모두 얻어 다수표에 의해 의장에 당선되겠다는 의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악수가 반복되면서 자신뿐 아니라 새누리당 의원 모두에게까지 ‘꼼수’라는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의장후보로서 이 의원의 부정적 이미지는 더욱 심화됐고, 격한 감정과 오기, 명분상 더 이상 잃을 것도, 물러설 수도 없는 벼랑 끝에 몰려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냉정을 잃고 있는 당사자들만 바라보고 있을게 아니라 누군가 중재 등 획기적인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
홍문종 당협위원장이 중재 나서야
우선 3선 국회의원이며 새누리당 의정부을 당협위원장인 홍문종 의원이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 홍 의원은 최근 한 시민단체 대표들로부터 이번 의회사태 해결에 나서달라는 권유를 받고 “내가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홍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때 이종화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결정적 도움을 줬고, 이번 의장후보로 내정될 때도 이른바 ‘홍심’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의원이 의회정상화를 위해 사퇴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 등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장기간 굳건히 버티고 있는 원동력은 아직도 자신에게 믿음과 힘을 실어주는 ‘홍심’이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설에 의하면 홍 의원은 “이종화 의원을 배척하는 것은 바로 나에 대한 도전”이라는 자존심 문제의 시각에서 이 의원을 묵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내 의원들이 홍심을 살피며 아무런 의견도 내놓지 못하고 침묵하는 것은 이를 반증한다.
이 의원에 대한 신뢰를 거두라는 게 아니다. 이번 의회 파행사태는 도덕성에 대한 사실 여부를 떠나 이 의원이 빌미를 준데서 비롯됐고, 피차 돌아설 수 없는 명분싸움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무작정 버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의회 정상화를 위해 어느 한 편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문종 의원은 의정부의 거목이며, 3선 관록의 주목받는 중견 정치인이다. 지역구 당협위원장으로서 당내 핵심 조직을 다독이고 통솔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지역관리 등 정치적 파트너로서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는 시의원들의 문제이며, 지역발전 차원에서도 의회문제를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
의회 정상화 위해 대승적 결단 필요
많은 시민들은 홍 의원만이 이 문제를 수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홍 의원은 시의원 공천권을 쥐고 있고, 명실 공히 정치적 최고의 어른이기 때문이다. 의회사태가 더욱 장기화될 경우 시 의원들은 물론 새누리당에 대한 이미지 추락과 함께 홍 의원에게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홍 의원은 저축은행 로비사건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던 동료 정두원 의원에게 ‘사즉필생, 생즉필사’의 격언을 꼭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 같은 격언은 이종화 의원을 비롯한 의정부시의회 의원 모두가 깊이 되새겨 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