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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황연대 성취상

이제야 올림픽이 완전히 끝났다. 어제 ‘2012 런던 패럴림픽’의 선수단이 귀국함에 따라 완전히 막을 내린 것이다. 8월 29일부터 9월 9일까지 장애인 선수들이 모여 기량을 겨룬 ‘2012 런던 패럴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은 금메달 9개, 은메달 9개, 동메달 9개로 종합 순위 12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런 성적보다도 우리에게 의미있게 다가온 것은 런던 패럴림픽 폐막식의 시상 장면이었다.

10일 열린 런던 패럴림픽 폐막식은 8만여명에 이르는 비(非)장애인들의 박수와 환호로 아름다운 밤을 만들었다. 특히 얼굴의 만면의 미소를 띤 노년의 한국 여성인 ‘황연대 박사(74)’가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자 전광판은 그의 성취과정을 보여줬고 관중의 환호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황 박사는 품위있는 태도로 대회 MVP격인 ‘황연대 성취상’을 수여했다.

황 박사는 ‘한국인 최초 장애인 여의사’다. 어린시절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됐으나 갖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1963년 대학졸업후 의사로 활약했다. 본인의 인생이 ‘인간승리의 전형’이었으나 황 박사는 자신의 삶보다 장애인들이 당면한 차별과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국내 대표적인 장애인단체를 설립했고, 장애인 복지향상과 재활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이런 황 박사의 헌신에 1988년 국내 언론사가 ‘오늘의 여성상’을 수여했고, 황 박사는 상금을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에 쾌척했다. 이렇게 탄생한 ‘황연대 성취상’은 당초 서울패럴림픽에서 국적이나 성적에 상관없이 장애극복의 의지와 도전정신을 가장 모범적으로 보여준 남·녀 각 1명에게 수여했다.

그러나 ‘황연대 성취상’은 서울패럴림픽으로 끝나지 않았다. 1992년 바르셀로나 패럴림픽부터는 공식적으로 폐막식에서 주어지는 ‘최고의 상’으로 계속돼 황 박사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 이제는 3색 태극문양이 들어간 순금 메달인 ‘황연대 성취상’은 패럴림픽에 참여하는 장애인 선수들이 가장 성취하고 싶은 목표가 되고 있다. 황 박사는 “이 상은 정신의 승리자에게 주는 것”이라며 상의 특징을 요약했다.

패럴림픽(Paralympic)은 신체 혹은 감각에 장애를 지닌 선수들이 참가해 장애인 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올림픽이 끝난 후 올림픽 개최도시에서 개최된다. 문제는 우리의 태도다. 당장 패럴림픽이 끝나면 장애인 운동선수들에 대한 박수가 사라진다. 나아가 장애인에 대한 우리사회의 편견과 차별, 그리고 무관심은 불편한 진실이다. 우리들 모두는 예비 장애인들임을 명심해야 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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