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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8월 8일 미국 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이 사임했다. 이로써 닉슨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자 현재까지는 유일한 ‘재임중 사퇴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닉슨을 퇴임에까지 이르게 한 것은 베트남전쟁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제압하기 위해 닉슨행정부가 저지른 권력남용사건인 ‘워터게이트 사건’이다. 하지만 살아있는 권력인 현직 대통령이 꼼짝없이 물러난데는 내부고발자의 생생하고 살아있는 고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워터게이트사건을 취재한 워싱턴포스트의 칼 번스타인과 밥 우드워드는 ‘딥 스로트(Deep Throat)’로 명명된 닉슨행정부 내부의 고위인사로부터 ‘확실하고 객관적인’ 제보를 바탕으로 기사를 썼고,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세다는 현직 미국 대통령을 하야시켰다. 두 기자는 사건종결 이후에도 내부제보자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2005년 전 FBI 부국장이었던 ‘마크 펠트’가 사망직전 자신이 ‘딥 스로트’였음을 공개했다.

내부고발자(Whistle-blower)는 사법기관이나 검증기관이 알 수 없는 내부의 부정거래나 불법행위 등의 정보를 제보함으로써 사회정의를 실천하는 순기능을 지녔다. 보통 공익성, 윤리성을 확보하고 외부행위에 대한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내부고발자를 뜻하는 영어인 Whistle-blower에서 알 수 있듯 조직과 동료, 나아가 사회공익을 보호하기 위해 호루라기를 불어 경고음을 내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과 달리 우리사회에서는 이들 내부고발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곁으로는 자기희생을 통해 공익을 실천한 인물로 추켜세우지만 속으로는 ‘배신자’라며 외면하는 실정이다. 보안사의 불법사찰을 공개한 윤석양 이병, 감사원의 재벌 봐주기를 폭로한 이문옥 감사관, 군 부재자투표의 부정을 고발한 이지문 중위, 삼성의 비리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 등도 결과적으로 환영받지 못했다.

하지만 내부고발자없이 조직 내부 깊숙한 곳에 일어나는 비리를 적발하기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구중궁궐이나 은밀한 골방, 지하 룸싸롱에서 벌어지는 ‘그들만의 거래’를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이 아니면 누가 알 수 있으랴. 외신에 따르면 미국당국이 스위스 최대금융그룹인 ‘UBS AG’의 탈세를 폭로한 내부고발자에게 1억400만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을 보상금을 지급했다. 버켄펠트라는 이 내부고발자의 제보로 미국세무당국은 7억8천만 달러를 추징했고, 그렇게 들여다보고 싶었던 수천개의 비밀계좌자료도 챙길수 있었다.

내부고발자는 민주주의 사회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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