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수원에서는 ‘마을르네상스 주간’ 마을만들기 행사들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13일 선포식을 시작으로 오는 19일까지 각종 토론회와 국제포럼, 음악회, 현장 탐방, 10년 후 우리마을 그리기, 독립·골방영화제, 플래시몹, 지동옥상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 중이다. 마을 만들기는 언뜻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새마을 운동을 떠올릴 수 있겠다. 새마을 운동은 마을길을 포장하고 초가집 지붕을 개량하는 등 외형에 많이 치우친 느낌이 있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 푸른 동산 만들어 알뜰살뜰 다듬세’라는 노래가사처럼.
새마을운동은 전국적인 규모로 하행·하달된 사업지침에 따라서 밀고나가는 것으로부터 출발했다. 마을만들기와 차별되는 점이다. 마을만들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 즉 주체가 누구냐 하는 것과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라는 점이다. 한마디로 마을만들기는 마을공동체의 회복인 것이다. 도시화 산업화되면서 사라지고 있는 우리이웃 공동체를 다시 만들자는 것이 최종목적이다. 수원시는 이런 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마을 만들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많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이번 마을르네상스 주간 행사 가운데 인상 깊었던 것은 수원시 지동에 위치한 대형교회인 제일교회 종탑을 이용한 전망대, 이름하여 ‘화성노을빛 전망대’이다. 지난 14일 개관식을 가진 이 전망대는 13층 높이인데 1층엔 전자도서관을 겸한 북카페, 8~9층은 예술작품 전시공간, 10층은 관광객의 지문으로 만드는 화성미니어처 조성 공간, 11~12층은 옥내 전망대, 13층은 옥외 전망대로 사용된다. 13층 외부 전망대에 올라서면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전구간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화성행궁, 팔달산, 월드컵 경기장, 광교산 등 수원의 명소가 손에 닿을 듯 다가와 ‘아, 수원에 이런 곳이 있었나’하는 찬탄을 금치 못한다.
이 공간을 전망대와 갤러리로 기획한 지동 마을만들기 사업 관계자들의 안목을 칭찬하고 싶다. 뿐만 아니라 이 공간을 흔쾌히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내준 제일교회 이규왕 담임목사와 신자들의 열린 마음에도 박수를 보낸다. 이날 개장식 행사로 열린 축하공연에서 이규왕 목사는 “교회가 교인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수원시민 모두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하고 교회와 지역사회가 하나 되어 사는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맞다. 이것이 마을만들기다. 수원화성 노을빛 전망대가 수원의 또 다른 명소가 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