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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詩산책]고명수"장마철에 방문들은 삐걱이며 소리를 낸다"

개울의 물소리가 커지고

조용하던 아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느닷없이 변비가 생기거나

다소곳하던 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에는

경악을 금치 못하지만

이런 때를 기하여 한 번쯤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들도 할 말이 있었음을

개울의 물소리가 커지고

방문들이 삐걱이며 반항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퉁퉁 부어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장마철에 방문들이 삐걱거리며 소리를 낼 때는

따스한 햇볕을 비추어 그들을

말려주어야 하는 것이다

- 고명수 시집 ‘마스터키’ / 1997년/문학아카데미 시선



 

 

 

이유 없는 행동들이 어디 있겠는가. 모든 움직임에는 다 이유가 있다. 개울의 물소리가 커짐은 물이 불어난 까닭이고 아내의 목소리가 높아지거나 아이가 말을 안들을 때는 뭔가 불만이 있어서일 것이다. ‘느닷없이 변비가 생기고’ 이 대목에서 슬며시 웃음이 난다. 소리를 내는 쪽도 불만이 터질 지경이지만 듣는 쪽 역시 몹시 불편해서일 것이다. 한 가계를 떠 멘 가장들. 특히 지도계층의 사람들은 눈여겨봐야 할 내용인 것 같다. 시끄러운 목소리들은 뭔가 불만이 있는 것이다. 삐걱거리는 문짝을 말려줘야 하듯 불만의 근원을 찾아보려 최대한 노력하고 가능한 한 해소해 줘야할 것이다. 덮어놓고 문짝을 탓해봐야 소리가 멈추지는 않을 테니까. /최기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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