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이하 정원박람회)가 약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도와 수원시가 주최하는 정원박람회는 오는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수원 청소년문화공원에서 펼쳐진다. 당초엔 개최 장소를 서호공원으로 준비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이 문화재구역이라는 이유로 박람회 개최 뒤 시설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여러 차례 협의 끝에 시설 존치가 가능한 인계동 청소년문화공원으로 변경했다. 사실 이 행사는 서호공원이나 만석공원에서 하는 것이 어울린다. 왜냐하면 이번 정원박람회 주제가 ‘공원, 도시농업을 품다’이기 때문이다.
서호나 만석거는 조선조 22대 정조대왕이 만든 농업용 인공저수지이다. 이 농업시설로 인해 당시 가뭄에서도 만족할 만한 소출을 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역사적인 의의로 보나 ‘도시농업의 재조명’이라는 면에서나 잘 어울리는 장소이다. 그러나 문화재구역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행사 뒤 해체하는 기존 박람회와 달리 정원박람회의 모델정원 등 시설은 공원 전시공간으로 보존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의 요구로 장소를 변경할 수밖에 없지만 수원시민들이 정원박람회에 거는 기대는 크다.
이 행사는 도시 정원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민 참여형 공원프로젝트다. 주최 측의 자료에 따르면 박람회장은 모델정원·시민정원 등의 전시공간, 판매·홍보공간, 이벤트 공간으로 구분된다. 전시공간은 전문가가 참여하는 모델정원, 시민·기업이 참여하는 시민정원, 대학생이 참여하는 실험정원이 들어선다. 판매·홍보공간에는 기업홍보관과 경기도 우수농특산물·조경자재 판매부스가 운영되며, 이벤트공간에는 솟대만들기 등 ‘정원소품 만들기’와 투호,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체험이 진행된다.
정원박람회의 특징은 박람회의 구상단계부터 완성과정에도 시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시민비전추진단’이 구성된 것이다. 이들은 민·관 파트너십 공원관리체계를 형성해 박람회가 끝난 후에도 공원관리를 맡게 된다. 또 이번 박람회 주제에 맞는 ‘도시농업원’은 생활 속에서 적용할 수 있는 웰빙 텃밭과 재활용텃밭, 생활텃밭, 가정용 수경재배기 등도 시민들의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인계동 청소년문화공원은 도심 한 복판에 위치해 있는데다 수목의 밀도가 적고, 시민의 이용적인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곳이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수원의 또 다른 명소가 될 것이란 기대를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