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면 원자폭탄도 만드는 세상이다. ‘정보의 바다’이자 ‘정보의 보고’인 인터넷은 모든 기술이 무기로 이용되던 냉전시대인 1969년 미국 국방부가 핵전쟁에 신속 대처를 위해 산하 연구기관들의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알파넷(ARPANet)이라는 통신망으로부터 시작됐다. 1980년 소련의 붕괴로 냉전이 종식되자 전쟁무기였던 인터넷이 대학과 연구소, 통계기관, 기업 등으로 전파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우리나라는 1982년 서울대학교와 전자통신연구소의 전신인 KIET간에 처음 네트워크망이 연결된 것이 시원이다. 이어 1990년 하나(HANA)망이 연결됨으로써 대한민국이 정보의 바다로 출항하게 됐다.
올해 우리나라는 ‘인터넷 30주년’을 맞았다. 1994년 인터넷 상용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내 세계적인 정보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 특히 느린 것을 못참는 “빨리, 빨리”의 정신은 인터넷 속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기도 하다. 또 초고속 인터넷, 와이브로 상용화, 개인 PC보급, 인터넷이 가능한 휴대폰 개발 등은 우리 경제를 부양하는 핵심기술로 자리 잡았다. 세계적 컨설팅기관인 보스턴컨설팅에 따르면
2010년기준 우리나라의 인터넷 경제는 86조원 규모에 이른다. 무엇보다 프런티어정신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의 과감한 도전은 게임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토종 검색서비스는 구글 등 세계적 기업을 제압했다.
하지만 완전성에 근접한 인터넷의 보급은 우리사회의 또다른 그늘이 되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 폐해가 인터넷중독, 음란퇴폐문화 확산,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가 심각하며 무엇보다 이러한 폐해가 대부분 범죄로 발전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자원없이 머리와 열정으로 성장하는 우리나라에게는 더없는 기회의 수단임에는 분명하다. 최근 아무런 준비나 홍보비도 없이 단지 인터넷으로 올려진 노래 하나로 세계를 들썩이고 있는 가수 싸이(PSY)가 대표적 사례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의 땅이 바로 인터넷인 것이다. K-POP을 비롯한 한류도 인터넷을 타고 구중심처인 중동의 안방까지 침투할 수 있었다. 또 인터넷을 통한 금융거래의 편의성과 각종 상품의 거래는 이제 우리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회환경이다.
2011년기준 우리나라의 인터넷 사용인구는 3천718만명으로 한글 해독이 가능한 거의 모든 인구가 인티즌이다. 인터넷 없이도 우리의 삶이 영위될지 두렵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