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2 (목)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생활에세이]윤관석"치솟는 물가 정부는 수수방관"

 

물가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악의 폭염과 연이은 태풍 등으로 농수산물 값이 치솟고, 가공식품 가격도 덩달아 뜀박질하고 있다. 월급만 빼고 안오른 것이 없어 서민들의 주름살이 늘어나고 있다.

라면, 햇반, 시금치콜라, 두유, 맥주 등 장바구니 물가는 물론이고 유류, 교통, 전기요금, 항공요금까지 들썩이고 있다. 집집마다 동네마다 혀가 저절로 내둘러지는 폭발적인 물가 상승에 대한 불만과 걱정이 태산이다. 상인들 또한 각종 채소, 양념, 식료품가격 상승으로 판매량이 현저히 줄어들어 대목경기를 망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힘으로 꾹 눌러왔던 물가가 정권말을 맞아 이처럼 용수철처럼 튀고 있으니 가히 ‘물가 레임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수입 원자재값 등 상승요인을 비켜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당장 가계의 부담을 피할 수 없는 서민들에겐 이처럼 치솟는 물가를 잡아주지 못하는 정부를 무엇보다 원망하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 서민들의 물가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로서도 뾰족한 대책이 없는 모양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지구촌 가뭄에 따른 국제곡물가 상승이 몇 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돼 국내물가는 상승압박에 시달릴 우려가 높다. 업체들은 국제곡물가와 국제유가 상승 때문에 소비자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물가관리 때문에 지난해 가격을 인상하려다 못올려 일부 업체는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러나 원재료 비중이 미미한데도 원가상승을 빌미로 제품가격을 대폭 올리거나 폭리를 취한다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다. 일부 업체는 원가인상 요인이 없는데도 덩달아 가격인상 러시에 편승해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기업들이 진정 영속성을 유지하려면 손쉽게 소비자에게 가격부담을 떠넘길 게 아니라 원가절감 노력을 먼저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같이 물가가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뛰고 있는데 관리·감독해야 할 정부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업체들을 윽박지르며 물가관리에 나서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 의아심이 들 정도다. 경기침체로 지갑은 얇아지는데 물가마저 오른다면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질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정권 말이라고 수수방관할 게 아니라 업체들의 편법, 불법가격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업체들간의 가격인상 담합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또한 가격인상 요인이 있더라도 가격조정 시기를 적절히 분산시켜 가계가 받는 물가 충격을 덜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밀·옥수수·콩 등의 국내 자급률이 2∼9%에 불과한 우리나라 입장에선 지구촌 이상기후 등에 따른 국제 곡물가 상승이 국내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상존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애그풀레이션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