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게 영화는 꼭 필요하다 영화를 통해 어려움에 처한 이들의 고충을 헤아릴 수 있다
‘힐링 시네마(healing cinema, 치유 영화)’라는 말이 생겨났고, 영화치료도 생겨났다. 영화는 그만큼 인간의 정서에 큰 영향을 끼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경찰에게 영화는 더 없이 필요하다. 영화를 보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의 고충을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스크린에는 경찰이 등장하는 장면이 많이 흐른다. 스크린 속 경찰의 모습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우리 사회에서 경찰의 역할은 가장 중요한 구심점에 놓여 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제로의 도약을 꿈꾸며 제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지난 27일 폐막식을 끝으로 영화제를 성황리 끝났다. ‘평화, 생명, 소통의 공간’을 주제로 한 제4회 DMZ국제영화제는 7일간 파주 도라산역, 평화누리, 파주출판단지 등에서 열렸다.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600여편의 영화가 출품됐는데, 그중 30여 개국의 110여 편의 작품이 상영됐다. 대상인 흰기러기상에는 트란 푸옹 타오, 스완 두버스 감독의 <당신에게 내가 없다면>이 선정됐고, 심사위원특별상에는 마이클 콜린스 감독의 <내일이 온다면>이 차지했다. 대상에는 상금 1천500만원과 트로피, 심사위원특별상에는 상금 700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됐다. 한국경쟁 최우수다큐멘터리상에는 고유정, 노은지 감독의 <옥탑방 열기>가 수상했다.
민생치안 비상령 가운데 방범순찰예방과 태풍피해로 재해지역을 돕는 경찰로서는 24시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휴식과 비번인 쉬는 날을 택해 많은 전의경부대와 경찰관 가족들 1천여명이 제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참석해 영화를 관람했다. 시나리오작가인 필자는 매우 반가운 일이었다. 주최 측에서 많은 경찰관들과 젊은 전의경들에게 관람할 기회를 준 김문수 경기도지사, 조재현 영화집행위원장, 서용우 경기영상위원회 사무국장과 정성된 마음을 보내 준 강태욱 팀장, 임이랑 과장께도 감사드린다.
DMZ국제영화제는 세계 유일의 분단지역인 비무장지대에서 경기도와 파주시가 공동 주최하고 민간행사를 지원하는 국제 다큐멘터리영화제이다. 이 영화제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 비무장지대에서 영상을 통해 울리는 평화·생명·소통의 소리로 전 세계에 평화를 향한 인류의 염원을 나타냈다. 분단과 냉전의 아픔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평화의 상징인 도라산역(임진각 평화누리)에 울리는 평화의 메시지는 분명 경찰의 가슴속에도 크나큰 감동을 남았을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경찰들은 진심으로 시민을 생각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었다. 이번 영화제에서 관람한 영화들 역시 좋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영화제에서 경찰 관람을 기획하면서 걱정이 참 많았다. 다큐멘터리영화는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시사성 있고 사회 고발적인 정서를 담고 있어 사색을 깊이 하지 않으면 관람하는 내내 지루함과 고단함을 느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어느 정도 필자의 목적에 부합한 것 같았다. 하지만 휴무와 비번 날을 이용해 먼 길을 찾아온 경찰에게 좀 더 많은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섬세한 배려를 했지만 치안 환경상 현장을 비울 수 없는 이들이 많아 많은 경찰가족들이 관람하지 못한 데에 아쉬움이 컸다.
37개국 115편의 영화를 230회 상영했던 7일간의 영화축제는 안성기, 유지태, 김기덕 감독을 비롯한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경찰가족이 조재현, 이광기 배우와 기념촬영을 가졌고, 영화를 보고 난 후 감독과의 대화에 참여해 의미 있는 시간도 가졌다. 조재현 집행위원장과 이진수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전의경과 경찰가족에게 감사의 마음도 전했고, 폐막식에서는 정말 좋은 작품들이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과 오랜 시간을 같이해 행복했다고 말했다.
좋은 영화들을 감상하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시민의 아픔을 공감하는 국민중심의 경찰이 될 수 있다. 많은 경찰관들이 영화를 통해 국민을 섬기고 측은지심의 마음으로 피해자는 물론 피의자에게도 인권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화제에 관람한 경찰가족은 민생치안과 인권의 중요성을 인식해 평온한 정서를 확산시켰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