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정치인들이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말하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깔끔하게 ‘촌철살인’을 날리는 멋진 정치인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다. 막말 정치인을 보유하고 있는 정당은 국민적 심판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정치인의 막말이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데 그냥 바라만 보고 있는 국민들에게도 그 책임은 있다고 본다.
총선을 앞두고 ‘나꼼수’가 국민적 열망을 받았던 것은 국민적 불신을 받고 있던 정치권에 그들이 날린 강력한 펀치 때문이었다. 그러나 입에 담기조차 힘든 그들의 발언이 우리 자녀들에게 여과 없이 고스란히 전달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물론 선거일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미국 대선에서도 여야 간 막말발언이 파행을 낳고 있다. 하지만 깨끗하게 선거결과에 승복하고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갖출 줄 아는 그들의 정치 토대와 우리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요즘 정치권의 막말이 선거판을 더욱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4·11 총선 당시 선거판을 요동치게 했던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이 재연된 듯한 분위기다. 정치권 인사가 입에 올린 표현이라고 믿기 어려운 저잣거리 수준의 저열한 발언을 듣고 있노라면 맥부터 풀린다.
먼저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초선인 김광진 의원은 백선엽 장군을 ‘민족의 반역자’라고 언급했다가 과거 온라인에 썼던 여러 가지 글들이 한꺼번에 도마 위에 오르면서 코너에 몰려 있다. 김 의원이 정치입문 전에 온라인에서 리트윗 하거나 직접 작성했던 글에는 ‘예비 정치인’의 품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김 의원은 지난 1월 “새해 소원은 명박급사(急死)”라는 글을 리트윗 했고, “북한이 더 믿음이 간다”, “나이 처먹었으면 곱게 처먹어”라는 글을 직접 트윗 했다고 한다. 특히 이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저주의 주술 같은 글을 확산시킬 의도로 리트윗 한 것은 인간으로서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튀는 발언과 옷차림으로 화제를 뿌리고 있는 새누리당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의 ‘영계’ 발언 역시 도를 넘어서긴 마찬가지다. 김 위원장은 최근 당직자 간담회에서 사진을 찍던 젊은 당직자에게 “나 영계를 좋아하는데, 가까이 와서 찍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영계’라는 단어에 성적인 함의가 있다는 점을 알고도 내뱉었다면 매우 경솔했다.
정치인의 언어폭력은 자신의 도덕성과 인격에 대한 자해행위로 되돌아오게 돼 있다. 아무쪼록 날로 격화될 대선공간에서 정치권 인사들은 감정의 과잉표출과 무분별한 언어사용을 최대한 절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