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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은 딱 6개월 전에 엄기영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문화라고는 문화방송에 근무한 것밖에 없는 엄기영 씨가 경기문화재단으로 내려왔다”는 다소 과격한 표현으로 엄기영 대표의 문화관련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러한 창룡문의 의견에 동의했지만 일부 엄 대표를 좋아하는 네티즌들로부터는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이제 엄기영 대표가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어느 정도 업무에 자신의 능력과 철학을 접목할 시간은 지났고, 자신의 특장을 나타내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경기도 문화계는 현재, 엄 대표의 전문성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취임 후 방송가와 정치권에 잘 알려진 인물이어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기대했지만 아니라는 결론이다.

6개월 전, 엄 대표의 본사 방문으로 얼굴을 마주한 적이 있다. 이때 엄 대표는 창룡문이 앞서 지적한 모든 내용을 순순히 시인했다. 자신은 강원도 사람이어서 경기도와 인연이 없으며, 문화에는 비(非)전문가임을 자인했다. 말미에 엄 대표는 “하지만 제가 그동안의 활동으로 인적 네트워크가 다른 사람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그것으로 경기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다짐을 했다.

당시로서는 진심이 담긴 포부로 받아들여졌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방송인 중 한 명으로 거대 민영방송을 경영했던 경험에 민선 강원도지사 후보로 나섰던 경쟁력이 보태지면 경기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그의 능력은 문화로 표출되지 않았다.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문화정체성과 특색 없이 되풀이되는 문화행사는 거의 낙제수준이다. 경기도 관계자들마저 엄 대표의 장점을 문화에서 찾지 못하고 “지사님이 참석하시는 행사 때 유명 탤런트 등을 동원해 빛내주고 있다”는 엉뚱한 답을 내놓기 일쑤다.

경기도에 착근하려는 엄 대표의 의지도 불투명하다. 과거 경기도 산하 단체장들이 ‘6시 땡 치면 서울’이라는 구설에 올랐는데, 엄 대표 또한 퇴근시간 이후에는 경기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문화재단 주변의 쑥덕거림이다.

경기도는 이미 억대 연봉을 향유하다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나 실리를 따져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떠나간 단체장의 경우를 여러 번 경험했다. 만약 경기문화재단 대표 자리를 보험처럼 차지하고 앉아 일신의 청사진을 그리는 것이라면 경기도나 경기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경기도 문화발전을 위한 청사진이 있다면 이제 구체적 실천으로 내놓거나 아니면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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