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는 1987년 4월부터 방조제 공사를 시작해 1994년 2월 완공된 인공호수로서 그동안 ‘죽음의 호수’로 불렸다. 면적은 43.80㎢이고 저수량은 3억3천200만t에 달하는 이 호수는 인근 공장의 폐수와 생활하수가 유입되며 생명체가 모두 죽어버렸다. 천혜의 서해안 갯벌이 최악의 환경으로 변하면서 국내외 환경운동가들의 우려를 한 몸에 받은 곳이다. 그러다가 2000년 12월 수문을 열고 해수화시켰고 조력발전시설도 들어섰다. 그러자 자연의 치유효과로 인한 기적이 일어났다. 물은 흘러야 살고 막으면 죽는다는 진리가 증명되듯 물고기와 패류가 살아났고 철새 도래지, 육상 동식물의 서식지로 돌아온 것이다.
이에 경기도는 시화호를 해양레저관광지로 조성한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바로 ‘시화호 워터콤플렉스’다. 이 사업은 2011년부터 화성 송산그린시티-시화호-시화MTV를 연결하는 관광투어용 수륙양용버스 운영(1단계), 2014년까지 수상생태 탐방로 및 철새관광피어 등 생태환경 문화관광 및 해양레포츠시설 조성(2단계), 2020년까지 에어파크 및 수상비행장을 설치(3단계)하겠다는 경기도의 야심찬 계획이었다. 서해안 골드프로젝트와 안산·시흥·화성 3개 시가 추진 중인 시화호 발전계획을 모두 수용한 시화호 발전 전략으로 서해안을 미래 동북아지역의 관광 및 신성장 산업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경기도는 안산시-시흥시-화성시 등과 함께 시화호를 서해안 해양레저관광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도지사와 세 도시의 시장이 함께 시화호를 방문해 사업의 구상도 했다. 세계 경제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해외관광객 1억 명 시대를 맞아 중국 관광객을 흡수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그런데 이 사업, 쉽지 않을 것 같다. 국토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의해 사업이 전면 보류된 것이다.
시화호의 워터콤플렉스 사업이 수면관리와 낙차, 안전 등의 문제로 시화호와는 맞지 않다는 이유다. 시화호 조력발전소의 하루 두 차례 가동 시 시화호 표면이 드러나 해양레포츠 시설운영도 중단할 수밖에 없는 등 운용성 및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 수면 위 15km 구간에 설치된 52개의 고압 송전철탑 철거이전 문제, 조력발전소 가동에 따른 해양레포츠시설의 안전성 논란도 있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어째서 이런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지 못했을까? 이러니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