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1월도 반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2012년을 정리하고 2013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듯하다. 하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우리가 꼭 기억하고 챙겨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연평도 포격 사건 2주기다. 우리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지만,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 듯하여 아쉬운 마음이다.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0분쯤 북한이 대한민국의 연평도를 향해 170여 발을 무차별 포격한 사건이 있었다. 이에 해병대 연평부대는 80여 발의 대응사격을 하였고,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해병대원 2명이 전사하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민간인도 2명이나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사실 지금까지 남북 간의 교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남북 간의 교전 중 민간인이 사망한 것은 6·25전쟁 이후 이 사건이 처음이라고 하여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나 또한 뉴스와 동영상을 접하고 정말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겁에 질린 연평도 주민들과 귀가 울리는 포격 소리, 치솟는 검은 연기들. 너무도 끔찍했던 기억이다.
사랑하는 나의 자녀와 가족들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멀리 떨어져 있던 나도 이런저런 불안감에 휩싸였는데, 연평도 주민 당사자들과 우리 해군부대의 젊은 군인들은 얼마나 놀랐을까. 그런 무서운 상황에서 우리 군인들은 물러서지 않고 대응하였다. 용맹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우리의 군대가 있기에 지금 내가 이렇게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당시 전 세계 각국의 정부가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지만 정작 북한은 대한민국에 책임을 넘기며 정당한 군사적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벌어진 것으로, 남북 간의 갈등이 더 심화되었으며, 연평도 주민들은 대부분 섬을 떠나 인천 등지에서 새우잠을 자는 등 전시가 아닌데도 피란생활을 하였고, 1년 정도가 흐르고 나서야 연평도에 새 보금자리가 완공되어 주민들이 입주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그분들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고, 다시 돌아간들 하루하루 마음이 편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으실 것이다. 이렇게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게 불과 2년 전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희미해진 것 같아서 아쉽기만 하다.
부디 많은 국민들이 연평도 1주기를 기억하고, 국가보훈처에서 주관하는 중앙행사에도 관심을 가져 많은 참여를 보여주길 바란다. 행사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각자 잠시나마 북한의 기습적인 도발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해병 장병들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고, 민간인 희생자에게는 정중한 조의를 표명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도리가 아닐까.
평도 순직 장병의 사이버 분향소를 찾아 감사의 한마디를 남기는 것도 좋겠다. 중앙행사는 일반 시민들도 인터넷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고 하니 2주기를 맞아 신청하여 행사에 참여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