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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춘추]강준의"허세 아닌 내실 있는 公約을"

 

이솝우화에 아빠 개구리가 “이만큼 커? 이만큼 커?” 하고 계속 배를 부풀리다가 배가 터져서 죽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교훈적 줄거리를 다룬 이 허세의 사전적 의미는 실상이 없는 기세, 허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속된말로 쥐뿔도 없으면서 마치 대단한 양 자신을 과대 포장한다는 소리다. 그럼 허세를 부리는 것은 나쁜 것인가? 허세는 자아를 표현하고 싶어 하는 하나의 증상이다. 자아란 말도 사실 거창하고 심오한 철학적 용어가 아니다. 자기 자신과 세상의 모든 것을 분리시키는 심리적 현상일 뿐이다. 쉽게 풀이하자면 나는 특별하단 사실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다.

사람은 어려서부터 자아를 쉼 없이 들어왔고 이야기 하지만 정작 자아의 기본 뜻을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나 자신의 특별함을 인식하고, 자신을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삶의 궁극적 목적이라 생각하고, 그러한 생각이 옳다고 여겼다면 아마 우리 사회처럼 허세라는 말로 진지하게 자신을 추구하고자 하는 행동을 폄훼하거나 치부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실제 자신감 있는 사람은 우기지 않을 것이며, 약하고 부족하기 때문에 강한 척하고 자신조차 속이는 것이라 여겨진다.

진취적으로 살아가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역량을 직시하고 순응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 아름답게 치장하는 것을 보통 ‘화장’이라고 하는데, 인간에게는 본래부터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본성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아름답다는 것에 대한 기준은 어디 까지나 객관성이 없는 주관성의 문제이기 때문에 각자 주관에 따라 아름다움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주관적인 가치를 드러내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추구하는 일반적인 것을 따르다 보니 다소 자신의 객관적인 모습과는 다른 것을 나타내려 하기도 한다. 이를 두고 인간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허세라는 것을 가지고 있어 자기를 감추거나 돋보이기 위한 방편으로 허세를 부린다고 한다. 우리 인간은 그 본성이나 본질 그대로를 보탬이 없이 정직한 그 상태대로 남에게 보이기를 싫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옛말에 속빈 강정이라는 표현을 비롯해 남의 티는 보면서 자신의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한다는 가르침을 속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허세와 실속. 허세라는 것은 바로 허영이라는 말로 해석할 수가 있다.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이 이 허세로 이루어지고, 또 모든 사람들이 허세를 부리기 때문에 이것을 추종하기 위하여 허영이 싹트고 발동되어 끝내는 자멸의 늪에서 헤어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안개가 덮여 있음으로 해서 산의 본래 모습을 볼 수가 없을 것이며, 진정한 산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자신의 인격적인 성숙과 발전을 위해서는 자신을 속이는 가식을 버리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채워가려는 것이 중요하다. 음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경제의 논리를 빌리지 않더라도 구습이 혁신을 계승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아프지 않다고 소리치거나 자신의 건재함을 과장한다고 해서 결코 그 사람의 몸 상태가 좋아지거나 온전한 것이 아니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더 악화되어 종국에는 위험한 지경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이든 조직이든 추구하고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먼저는 자신의 부족함과 개선해야할 상태를 인정하고 회복하려는 겸손하고 원칙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 진영에서 수많은 공약과 장밋빛 청사진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대로만 지켜진다면 누가 대통령이 되던 대한민국은 최고의 복지와 경제회복을 통해 잘사는 나라가 될 것이 확실하다.

그런데 지금껏 이러한 공약(公約)과 약속이 허세와 실속 없는 공약(空約)에 그쳤음을 수없이 봐왔다. 대통령 선거도 좋지만 한해를 마무리해야할 시점에서 선거판에 휩쓸려 우왕좌왕하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청사진으로 허세부리기보다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며 좀 더 겸손하고 내실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한 때다. 아울러 후보들 또한 좀 더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유권자에게 다가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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