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신북면 심곡리 깊이울 계곡에 사는 김지혜(6)·민정(5) 자매는 마음껏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아침시간을 좋아한다. 동네 이곳저곳을 다니며 계절 따라 새로 피어나는 예쁜 들꽃들도 살펴보고, 키우는 강아지와 한참을 놀기도 하고, 날마다 쑥쑥 자라는 채소를 돌보는 일이 모두 즐겁다.
지난해 이곳으로 전학 오기 전에 다녔던 의정부의 초등학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바로 심곡리까지 운행하는 외북초등학교 스쿨버스 덕분이다.
자매는 사는 집에서 학교까지 가려면 대형 덤프트럭이 쉼 없이 다니며 인도와 차도의 구분 없는 길을 30여 분 걸어서 가야 하지만, 이 스쿨버스 덕분에 안전하게 등하교를 할 수 있다.
이들이 다니는 외북초등학교(교장 이승근)는 농촌인구 감소에 따라 학생수도 점차 줄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자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지정하는 농어촌 전원학교에 공모, 지정된 후에 학교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이 학교 스쿨버스 운행이었다. 학교 주변 9개 마을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의 안전과 편의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통학거리가 먼 데다 인근 채석장에서 화강암을 실어 나르는 덤프트럭과 한 번에 수십 대씩 열을 지어 이동하는 군부대의 탱크와 장갑차 등으로 인해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위한 방안 마련이 급선무였다.
또한 우수한 학교 교육환경과 혁신적이고 친환경적인 학교의 교육방침에 호감을 갖고 인근의 포천시내에서 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도 스쿨버스 운행은 필수적인 조건이었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스쿨버스 운행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큰 위기가 찾아왔다. 교과부의 농어촌 전원학교 지원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관련 예산이 모두 끊긴 탓이다.
위기는 기회라 했던가. 평소 포천지역의 교육발전과 소규모학교 살리기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서장원 포천시장과 평생학습과를 중심으로 포천시의 전 공직자들이 이 일을 해결하고자 발 벗고 나섰다.
그 결과, 외북초등학교를 비롯한 유암초등학교, 보장초등학교, 금주초등학교 교장단과 통학버스 문제해결을 위한 협의에서 포천시는 지난해에 1억6천만 원을, 올해에는 1억1천36만 원을 지원했다.
2013년도에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외북초등학교를 제외한 3개 초등학교에 통학버스 지원이 선정돼 그나마도 다행이며, 외북초등학교는 포천시에서 통학버스지원을 위한 예산을 확보해 지원을 할 예정이다.
지역의 소규모학교가 살아야 지역주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으며, 도시민들의 귀농, 기업체 유치 등에도 도움이 된다는 서장원 시장의 남다른 소신과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당국이 있었기에 어려운 현실 타결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러한 교육에 대한 열정은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지정하는 평생학습도시에 선정됐다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교육에 있다. 이러한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포천시가 펼치는 미래지향적인 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이루길 바라며, 앞으로도 교육발전에 꾸준한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