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선거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상대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한 흑색선전이 난무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안철수 전 후보의 퇴장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 엎치락뒤치락 박빙승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흑색선전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흑색선거를 일삼는 후보는 정책검증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봐도 된다. 이런 후보는 뽑지 말아야 한다. 유권자들이 이 점 명심해야 한다.
오늘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각각 충청과 부산을 첫 유세 지역으로 정했다. 두 후보는 첫 유세의 주목성과 파급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역 선정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이날 세종시를 찾기로 했다. 이는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맞서며 원안 고수를 강조해 결국 판정승을 이끈 박 후보의 ‘원칙과 신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곳이 세종시라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전략적 요충지와 전통적 텃밭을 동시에 공략하는 차원에서 부산을 첫 유세지역으로 정했다. 부산은 문 후보의 연고지라는 지역적 장점이 있는 데다 이명박 정부 들어 반여(反與) 정서가 확산되면서 민주당이 최대 승부처로 꼽고 있는 곳이다.
27일 선거운동을 시작으로 대선 하루 전날인 12월 18일까지 총 22일간 열전이 예상된다. 이 기간에 각 후보는 신문과 방송, 인터넷과 전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TV 생중계로 3차례에 걸쳐 후보자 토론회가 열리고, 거리 유세도 펼쳐진다.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임에 비춰 한 치의 양보 없는 불꽃 튀는 선거전이 예상된다.
공식 선거운동 개막과 함께 두 후보의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지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럴수록 정정당당한 대결보다는 중상비방으로 점철된 이전투구로 흐를 가능성 또한 커진다. 이번 대선에서도 네거티브 공방전이 어김없이 또 벌어지고, 결국 심각한 후유증을 낳는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 나오는 까닭이다.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한 나머지 민주주의의 기본자세를 망각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번 대선은 결국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부디 우리 선거사에 새로운 이정표로 기록될 만한 명승부가 되기를 고대한다. 양자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두 진영 간 대변인들이 쏟아내는 말들을 보고 있노라면 거의 수준이하라는 생각이 든다. 표 빠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