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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협동조합에 거는 기대

영국 맨체스터는 축구의 고장이기도 하지만 ‘협동조합의 고향’이기도 하다. 170여 년 전인 1840년대에 맨체스터 로치데일 주민들은 ‘조합원의 재정, 사회적 여건을 개선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손수 협동조합 가게를 차렸다. 이들이 협동조합을 만든 것은 기존의 사업자들이 버터를 팔면서 눈금을 속이거나 설탕에 모래를 섞어 팔면서도 ‘사기 싫으면 관둬라’는 식으로 부당한 횡포를 부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로치데일의 직물공장 노동자 28명은 1년에 1파운드씩 출자금을 걷어 직접 식료품을 구입한 다음 이를 조합원에게 공급했다.

노동자들이 직접 만든 3층짜리 작은 가게가 바로 세계 최초의 협동조합인 ‘로치데일 공정 선구자 조합’이다. 세계 협동조합의 모태가 된 것이다. 그리고 UN은 2009년 12월 총회에서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UN이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선포한 것은 협동조합이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을 모두 추구할 수 있다고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 12월 1일부터는 협동조합기본법도 발효된다. 5명만 모이면 누구나 금융업만 빼놓고 모든 분야에서 법인 자격을 지닌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는 협동조합이 발달한 유럽의 경우 협동조합이 취급하는 물품과 서비스도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전자제품·약품·자동차·여행상품·육아·교육·장례 등 다양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협동조합으로 해결할 수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지만 세계적으로 협동조합원은 10억 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이 2011년 11월 16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세계 협동조합의 해 선포식에서 “협동조합은 매우 독특하고 가치 있는 기업모델로 빈곤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강조했을 정도다.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기도 하다.

요즘 대선에서 ‘경제민주화’가 화두가 되고 있는데, 협동조합이야말로 다양한 형태의 소액·소규모 창업을 활성화시켜 취약계층 경제활동 지원, 일자리 창출 등 서민·지역경제를 살리고,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는 경제민주화의 좋은 방안이다. 하지만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모든 협동조합이 고용을 창출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철저한 준비와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신중해서 나쁠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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