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는데 교육당국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3~5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내년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때 아닌 자녀 입학 고통에 시달린다고 본보가 보도한 바 있다(11월 27일자). 학부모들은 경기도 유치원 정책을 등한시한 교육당국의 처사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요즘은 내년 3월 입학할 유치원 원생모집이 한창이다. 실제로 최근 마감한 분당 공립 S유치원의 경우 원아 130명 모집에 726명이 신청, 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원 광교신도시 산의초등학교 병설유치원도 54명 모집에 96명의 어린이가 입학 원서를 제출해 입학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생 130명을 모집한 오산 세교유치원에도 716명이 지원해 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학입시도 아니고 유치원 입학이 이렇게 고통의 관문이 된 데는 사태파악을 못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경기도 교육당국의 책임이 크다.
이 같은 현상은 우선 경기도내 유치원이 턱없이 부족한 데 기인한다. 도내 유치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단설 및 병설 공립유치원 1천46곳, 사립유치원 988개 곳에 16만6천여 명을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도내 만 3~5세 어린이는 38만여 명(경기도의 지난해 말 기준 인구통계)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기도교육청은 내년 공립유치원을 신·증설해 5천여 명을 더 수용하고 사립유치원들도 신·증설을 통해 전체 원생 수를 1만1천여 명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원이 사립유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공립유치원에 아동이 몰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년부터 교육비 지원 누리과정이 확대되면서 사실상 무료 교육이 이뤄지는 것도 한 원인이다. 특히 공립유치원보다 교육비가 최대 14배까지 비싼 사립유치원은 월 22만 원의 교육비를 정부에서 지원하더라도 상당수 가정에서 적지 않은 교육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도교육청의 담당부서는 공립유치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예산이 부족해 달리 방법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한다. 예산이 적재적소에 쓰이는지를 도민들은 구체적으로 알 수가 없다. 도민을 대표하는 도의회 해당 상임위에서 날카롭게 파헤쳐야 하지만 유치원이 부족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무상급식으로 먹는 문제는 해결됐다지만 3세부터 입학의 고통이 드리워지는 도민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경기도 교육당국은 직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