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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도선사(導船士)

매년 이즈음에 발표되는 우리사회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직업에는 ‘도선사(導船士)’라는 낯선 직명이 눈에 띈다. 올해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밝힌 146개 면허형 국가자격취득자 연봉 순위에 따르면 도선사는 평균 월 소득 878만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요즘 각종 사고에다가 원자력발전 계속여부로 관심을 끌고 있는 원자력사업 관련으로 원자로조종감독자(799만 원)가 차지했고, 3위는 조종사(795만 원)의 몫이었다. 이어 전문의(766만 원), 항공기관사(750만 원), 변호사(738만 원), 치과의사(685만 원), 의사(583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또 새롭게 각광받는 호텔경영사(580만 원)와 공인회계사(571만 원)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도선사의 고수익은 2010년 노동부가 발표한 직업별 연봉에서도 1위를 차지해 무게감을 더하는데, 이러한 발표 때마다 “도선사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면허 따기는 얼마나 어렵기에 연봉이 그리 높아?”라는 의문을 가질 뿐이다.

도선사는 쉽게 말해 항만의 주차요원이자 안내자이다. 다만 수천t에서 수십만t에 이르는 선박들을 정확히 항구 내외로 인도하는 전문가다. 만약 수심이나 지형지물에 대한 오판으로 사고라도 날라치면 항구는 마비된다. 고속도로 위의 사고차량도 완전히 처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항구 안에서 벌어진 대형 선박의 사고는 곧바로 수출입 화물의 운송정지, 화재, 항구시설 파괴 등으로 직결된다.

위험한 만큼 전문성이 요구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만큼 면허자격이 까다로우며 대우는 높을 수밖에 없다. 도선사가 되려면 해양대학이나 해군사관학교 등 해양관련 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1~3등 항해사 자격시험에 합격하고서도 1급 선장(6천t 이상)으로 승진해 7년 이상 근무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20년은 관련 업무에 종사해야 도선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올해 도선사시험에서는 11명만이 합격했고, 수석을 차지한 합격자는 나이가 50세에 달했다. 60세 이상의 합격자도 이상하지 않다는 전언이다. 흔히 30대 젊은 나이에 억대연봉을 향유한다고 짐작하는 우리들의 생각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전문직이다.

물론 고생해서 딴 면허라며 평생을 먹고살면서 사회적 책임은 뒤로하고, 물의를 일으키는 전문직 종사자 때문에 욕을 먹는 경우가 없지 않다.

하지만 돈만 많이 받는다고 시기어린 눈으로 쳐다볼 것이 아니라 직업별 애환과 전문성을 감안한 사회적 인정과 존경도 주어야 하는 직업도 있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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