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대문을 닫지 않아도 도둑이 들 염려가 없다는 뜻으로, 이상적 사회를 비유하는 내용이다.
고대에는 사람들이 착하고 순해서 네것 내것 없이 사는, 도둑이 없는 세상이 있었다고 말하는 이가 있었으니 예기(禮記)에 이런 말이 있는 게 아니겠는가. 참으로 꿈같은 얘기다.
그런 시대엔 음모가 일어나거나 협잡이 없고 도둑이 없으며, 따라서 전쟁도 일어나지 않는 세상, 즉 문을 잠그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을 우리는 그려보는 재미일 뿐이다.
우리가 이상적 치세를 상징적으로 말할 때 요순시대에나 있었음직한 일이다. 이후엔 사람들이 많아지고 사유관념이 생겨서 세상은 차츰 사적인 사유물이 늘어나고, 네것 내것을 따지게 되면서 경계가 생겨나 집단화되고, 군대가 생기고 성곽을 쌓아 도적을 막는 데 이르게 된 것이다. 오늘날 자본주의가 그것이며 개인 재산을 인정하고 보장해주는 제도가 마련되었으나 철저하게 지키는 길밖에는 없는 것 또한 현실의 문제다.
이제는 닫힌 문을 열고 도둑이 들어온 것도 다반사가 되었고 CCTV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세상에 노출되어 사는 것마저 당연시 돼버린 오늘 우리들의 삶에서 문을 열어놓고 살아보는 사회를 아련히 그려 볼 뿐이다. 옛말에 도불습유(道不拾遺)라 했다. 길에 떨어진 것을 줍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용된 말인데 세상이 안정되고 민심이 소박한 것을 나타낸 글이라 하겠다. 공자가 노래했던 세상은 이제는 없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