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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간은 모두 ‘예비노인’이다

인기 웹툰 작가 강풀의 원작만화를 영화로 만든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많은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노인들의 사랑과 죽음에 관한 이 작품에서 가장 눈물을 쏟게 만든 장면은 주차장 관리인 장군봉 노인과 치매에 걸린 그의 처 순이 노인이 세상을 떠나는 장면이다. 장 노인은 아내와 함께 동반자살을 택함으로써 이 세상살이를 마감한다. 그런데 영화가 아니라 실제로 이런 일들이 우리나라에서 자주 일어난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 사망률(2010년)이 10만 명당 33.5명으로 가장 높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자살 사망률은 12.8명이다.

자살 사망 증가율 역시 우리나라가 가장 높다. 우리나라는 2000~2010년 사이 자살 사망률이 무려 101.8%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특히 노인 자살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우리나라 자살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이상 연령층에서 2000년에 비해 2011년도 자살률이 2배 이상 증가했다. 2011년 60~64세의 자살 사망률이 46.9명인 데 반해, 80~84세에서 110.1명으로, 85~89세에서 126.8명으로, 그리고 90세 이상에서는 129.1명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65세 이상 노령 인구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강원도가 자살 사망률이 제일 높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원도에서 노인 자살 사망률이 높은 원인은 매우 복합적이다. 우선 노인 인구가 많다는 것 외에도 기초생활수급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밝힌 우리나라 61세 이상 연령층의 가장 큰 자살 원인은 ‘육체적 질병 문제’였으며 그 다음으로 ‘정신적·정신과적 문제’, ‘경제생활 문제’, ‘가정 문제’ 등이었다. 자살은 말 그대로 스스로 죽는 행위이다. 그런데 그 자살에는 이유가 있다. 자살을 하도록 방관한 우리 사회의 책임이 크다.

‘자기 목숨 자기가 끊는데 뭔 소리냐’라고 할 사람들도 있겠다. 그러나 주변에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따듯한 손길을 건네면 대부분 막을 수 있는 것이 자살이다.

노인자살의 가장 큰 원인인 ‘육체적 질병 문제’와 ‘정신적 문제’, ‘경제생활 문제’는 이웃과 지자체, 국가에서 신경을 써주면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의 자살 예방시스템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무수한 공약들이 남발되고 있다. 대통령 후보들의 ‘노인 공약’에 관심을 갖자. 인간은 모두 ‘예비 노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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