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라지만, 요즘 날씨는 춥다 못해 온몸이 시려 종종걸음을 재촉하게 만든다. 이런 때일수록 햇살 따사로운 주말주택이 생각난다. 사실 우리나라도 알프스 산자락을 방문한 듯한 아기자기함이 깃든 주택들이 많다. 들고 있던 사진기의 셔터를 연신 눌러도 보게 되는데, 어느 곳에 초점을 맞추어도 작품사진이 나올 것만 같은 진풍경들이다. 이 모두가 도시에서 농촌으로 탈출한 방문객들의 도농교류 모습들이다.
도농교류란 사람 간 교류, 정 문화의 교류, 직거래, 4도 3촌 정착으로 이어지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농어촌 관광론의 현대관광 흐름을 볼 때 도농교류는 대형관광에서 체험-해설-교육-가족휴양 치유-귀농귀촌으로 발전한다.
여기에 중간다리 과정으로 가드닝문화를 들 수 있다. 즉, 테마설정에 이어서 가든피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장소해석으로 출발하여, 외지인과 내지인의 경계를 허무는 가드닝문화를 확산시켜, 결국에는 삶이 수익 수단이 되는 생명자본주의 장소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선진국은 이미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주말이나 휴가 때 머무는 세컨드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미국은 정기적으로 두 집을 왕래하는 사람을 일컫는 ‘스플리터(Spliter)’란 표현이 생길 정도로 세컨드하우스가 대중화되었다.
우리나라도 삶의 질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02년 12월 개정된 농지법은 도시민이 주말 등을 이용해 취미 또는 여가활동으로 농작물을 재배할 경우 1천㎡의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2006년부터는 영농체험 목적의 주말농장에 33㎡ 이하의 주말주택을 지을 경우 농지전용부담금을 50% 감면해주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라면 도시에 주택 하나, 시골에 주택 하나를 갖는 형식으로 1가구 2주택의 수요가 더 탄력 붙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개 이런 경우, 도시 아파트에서 주중 생활을 하고 주말은 농촌의 전원주택에서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앞으로는 주말을 도시 아파트에서 보내고 주중에는 시골의 전원주택에서 생활하는, 일반적인 전원생활 유형과는 정반대의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생겨날 것이다.
과거 전원생활은 도시에서의 생활을 정리한 후 시작하는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최근에는 생활 근거지를 도시에 두고 있더라도, 가족과 휴가를 즐길 때나 답답할 때 휴식을 취할 장소로 세컨드하우스가 필요한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 때문에 전원생활은 가볍고 경쾌해졌다.
도시 생활을 모두 정리한 후 세컨드하우스에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전원생활에 선뜻 접근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주말 또는 반대로 주중에 휴식이나 레저용으로 이용하기 위한 공간이라면, 생활근거지를 통째로 옮겨오는 것이 아니기에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도시에 살며 잠깐씩 세컨드하우스에 다녀오는 형태의 반쪽 전원생활을 하다가, 어느 정도 자신이 붙었을 때 완전히 삶의 터전을 옮겨도 늦지 않다.
그리고 도시생활에서 1가구 2주택은 양도세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다. 하지만 농촌에 있는 작은 규모의 세컨드하우스는 이른바 ‘농촌주택’이라 하여 1가구 2주택이 되어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있다. 수도권 이외의 읍·면 단위에 있는 집으로서 대지 면적 660㎡ 이하, 주택 면적 150㎡ 이하, 기준시가 2억 원 이하일 경우에는 농촌주택에 해당한다. 이렇듯 도시에 살면서 농촌에 조그만 세컨드하우스를 하나 더 마련해 사는 주거 구도에 대한 제도적인 배려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어, 세컨드하우스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문제는 기존 농촌 거주민과의 화합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아울러 과거 전원주택의 최대 가치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투자비를 줄일 수 있도록 기반이 잘 갖추어진 곳, 마을이 형성돼 있어 생활비를 줄일 수 있는 곳으로 모이는 경향이 많다. 주택도 친환경적인 고려부터 연료비가 덜 드는 주택, 관리비를 줄일 수 있는 경제적인 집짓기 등에 관심이 크다. 특히 은퇴 인구가 늘고, 인구의 노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생활비를 줄여 사는 방법,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대책이 구체적으로 강구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