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27세 청년이 지구 반대편인 미국에서 프로풋볼 선수로 데뷔한다. 그것도 미국 청소년들의 우상인 NFL ‘뉴욕 제츠’의 부름을 받았다.
미국 프로풋볼은 황량한 서부로 향했던 미국인들의 개척정신이 그대로 투영된 ‘땅따먹기 게임’으로 미국인들의 절대적 사랑을 받는 스포츠다. 미국 대통령도 주요 경기가 열리면 회의나 발표도 미룬다. 챔피언을 가리는 ‘슈퍼보울’의 경우 초당 TV광고 단가가 수십만 달러를 호가한다.
이런 미국 프로팀에 엉뚱하게 노르웨이 청년이 스카우트되도록 다리는 놓은 것은 ‘유튜브(You Tube)’다. 다루기 힘든 미식축구공을 강 위의 배나 달리는 자동차로 정확하게 차 넣었고, 심지어 공중에 날아오른 공까지 차서 맞추는 신기의 솜씨를 발휘했다. 동영상이 유튜브에 뜨자 3개월 만에 100만명 이상이 클릭하더니, 프로풋볼 관계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불량청년으로 일부 팬들에게만 부름을 받던 비주류의 대명사 싸이가 ‘강남스타일’이라는 동영상 하나로 10억 리뷰를 기록하며 신데렐라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유튜브의 힘이다.
지구촌 구석에서 기타를 만지작거리며 꿈을 키우던 무명의 기타리스트 임정현군이 뉴욕타임즈의 극찬으로 받으며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은 것도 유튜브에 뜬 캐논변주곡 동영상 때문이다. 중동지역의 평화시위를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정부군의 만행을 알려 민주화를 앞당기는 데도 유튜브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05년 처음으로 유튜브를 개발한 이들도 이처럼 성공할 줄은 몰랐다는 유튜브의 가장 큰 장점은 개방성이다. 피부의 색깔이나 이념, 언어, 거주 지역, 나이, 성별 등의 모든 차이를 뛰어넘어 무선기기 접속이 가능한 곳에서는 아무런 제약 없이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이 글자 중심이어서 갖는 약점이 유튜브에는 없다. 그저 움직이는 모습과 소리를 간단한 동영상에 담아 올리기만 하면 세계인이 즐기는 것이다. 불과 몇 분 안에 수백만명이 동영상을 통해 감정을 교류하고 인식을 공유하게 된다.
물론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개인 인권침해나 저작권 침해 등은 유튜브의 가능성을 알고 잽싸게 인수한 구글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유튜브가 가진 장점은 앞으로 더욱 진화할 것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개천에서 용이 나기 힘든 세상’에서 재능만 있으면 스타가 될 수 있는 등용문이 열린 것이다. 또 정보단절이나 공유인식 부족으로 발생할 지구적 위험을 감소시키는 부수적 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