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지금 당신의 눈앞에 똑같이 생긴 당신의 분신이 나타난다면? 그리고 그다지 잃을 것이 없는 이 녀석이 당신 행세를 하며 이것저것 사고를 치고 다닌다면?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 '도플갱어'가 2일 오후 공개됐다. '도플갱어(Doppelganger)'는 똑같은 외모를 가졌지만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분신이라는 뜻.
주인공 하야사키(야쿠쇼 고지)는 10년 전 발명한 혈압기 하나만으로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과학자. 그는 장애인을 위한 인공지능 의자를 개발하고 있다. 이 기계의 핵심 기술은 사람의 의지를 로봇에 전달하는 것. 기계는 몸이 불편한 사람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손발 노릇을 해준다.
회사의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기계의 완성은 쉬울 리 없다. 계속되는 실패로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 하야사키. 사장은 관리직으로 보낸다며 으름장을 놓고 동료들의 기대는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눈앞에 자신과 똑같이 생긴 남자가 나타난다. "어이, 뭐하고 있나, 한잔 하잔 말이야"라며 불쑥불쑥 얼굴을 내비치는 이 녀석의 출현에 두려워하면서도 소심한 자신과 정반대로 능글맞은 도플갱어에 익숙해져 간다.
그런 그에게 도플갱어는 프로젝트를 완성시켜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결국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두 명의 하야사키는 함께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완성해 가는데…
얼핏 공포물로 비쳐지는 이 영화는 미스터리의 겉모양새를 띠면서도 서로 다른 두 자아의 모습이 충돌하는 모습을 코믹한 톤으로 그려낸다.
'큐어', '회로' 등의 스릴러 영화를 만들었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공포와 코미디라는 서로 다른 색깔을 한데 섞어 놓으며 과연 사람의 성격이란 무엇이고 인간의 의지란 게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무리없이 던지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든 것이 1인 2역, 혹은 1인 2성격으로 출연하는 주연배우 야쿠쇼 고지의 열연. 화면 분할을 통해 한번에 보여지는 야쿠쇼 고지의 전혀 다른 두 모습은 일본의 국민배우라는 명성에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도플갱어'는 3일 오후 1시 해운대 메가박스와 6일 오전 11시 부산극장에서 두 차례 더 상영되며 오는 10일 전국 극장가에서 선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