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인천시장은 1980년대 대학가 민주화운동의 리더였다. 노동현장을 거쳐 사법고시에 합격한 송 시장은 인천지역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떨쳤다.
16대부터 인천에서 3선에 성공하며 ‘국회의원 송영길’을 알렸다. 특히 젊은 나이에 제1야당 사무총장을 거쳐 2008년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차지, 차세대 대표주자임을 각인시켰다. 그리고 2010년, 수도권의 한 축인 인천시장에 당선됐다.
송 시장은 자기계발에 부지런하다. 틈틈이 익힌 영어실력은 외국 바이어들이 놀랄 정도이며, 현재도 중국어 공부에 열심이다. 객관적으로 그는 유능한 사람이 맞다. 그러나 천하(天下)를 꿈꾸는 그도 자신이 유능한 사람을 넘어 유능한 정치인임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가 취임 일성으로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대한민국 경제수도, 인천’이었다. 하지만 현재 인천시의 재정은 파산 일보직전이다. 올해는 더 어렵다. 예상대로 인천시 부채가 40%를 넘으면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아 경제적 독립성을 상실한다.
물론 인천시의 재정 부실은 전임 시장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현재 인천시의 재정을 악화시키는 주범(主犯)도 전임 시장이 무리하게 추진한 ‘2014 인천아시안게임’ 때문이라는 송 시장의 반론은 수긍되는 면이 있다.
하지만 현재 인천시장은 ‘송영길’이다. 이제 그에게 남은 시간은 1년 남짓이다. 남 탓을 할 시간도 없고, 이제는 남 탓에 동조하는 인천시민들도 그리 많지 않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자신의 보좌관, 지역구 사무국장, 친구 등을 중용했다. 이는 그의 의도와 상관없이 지역 간 대립을 불러왔고, 지역민심을 하나로 묶어내는 데 실패했다.
송 시장은 남북한 화해를 주도하고 싶다는 강렬한 의지가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이라는 한계와 외부환경이 뒷받침해주지 않는다. 북한과의 유소년축구대회나 중국 단둥의 축구화 사업 등은 꼬여만 간다. 인천시민들은 그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알지 못한다.
어쩌면 송 시장은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인천시민들이 야속할지 모른다. 또 강고한 적대적 지역구조에 분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글에 길을 내고, 진흙탕 속에서 진주를 캐내는 것이 유능한 정치인이 아니던가.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