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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경쟁력 있는 ‘배 산업’ 위한 이미지 변신

 

“요리도 요리 나름이지요. 맨 먼저 주린 배만 채워주는 양으로 먹는 요리, 그 다음은 입이 즐거운 맛으로 먹는 요리, 색깔이나 모양이 그럴듯한 눈으로 즐길 수 있는 멋으로 먹는 요리, 최종적으로는 혼과 열정을 예술로 담은 요리와 같이 배 농사도 예술로 지어보려고 합니다.” 중식 조리사를 그만두고 배 농사를 짓고 계시는 송일섭 사장의 철학이다.

“처음에 배면 다 똑같은 배인 줄 알았지, 이렇게 모양도 맛도 다른 배가 많다는 사실을 배 신품종 소비자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되었고, 이제는 어떤 배가 맛있는 품종인지 홍보를 하고 다녀요.” 배 신품종 소비자 서포터즈의 말이다. 열정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 철학과 소비자들과 나누는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이 공유되면서 우리 배의 나아갈 방향과 이미지를 엮어 가고 있는 중이다. 이에 좀 더 파급력 있고 경쟁력 있는 배 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지금 배는 시장 판매대 위에서 다른 과일들과 경쟁 중이다. ‘명절의 차례나 제사 때에 쓰이는 과실’이라는 한정된 용도로 소비되는 것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쉽게 선택될 수 있는 그들만의 감성에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 배가 맛이 좋다는 아주 작은 이야기에서부터 생활 속의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로 엮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배는 맛있는 과실’이라는 이야기의 출발은 기존의 것과는 다른 새로운 품종이 더 쉬울지도 모른다. ‘추황배’, ‘만풍배’, ‘한아름’과 같은 신품종들의 맛에 대한 이야기 씨앗들은 배 신품종 소비자 서포터즈들에 의해 이미 뿌려졌으니 이 품종들이 널리 재배되어 더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더 많은 이야기들이 더해져야만 한다.

그리고 배나무 재배 관련 체험활동은 맛 이외에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마음을 나누며 그 속에서 간직하게 된 특별한 이야기들을 계기로 보다 품격 높은 소비로 연결시킬 수 있는 마케팅 소재이자 문화 콘텐츠이다.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인공수분, 적과, 봉지 씌우기 등 배 재배와 관련한 체험, 배나무에서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어린과실, 잎, 가지 등을 이용한 공작활동, 배나 배꽃을 소재로 하는 글쓰기, 그리기 등 교육, 문화와 관련된 체험거리는 소비자의 감성을 두드릴 수 있는 훌륭한 소재인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농장주 입장에서는 번거롭고 어쩌면 감당하기 버거운 일이 될 수도 있지만 나의 고객 마음속에 배 과수원 하나씩 담아주는 넉넉한 인심을 보여주자. 재배하는 농가의 애로사항을 소비자가 알고 먹을 수 있다면 똑같은 과실이라도 더 달고 맛나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의 소비자들은 내 가족의 건강을 책임져줄 친환경적이며 안전성이 담보되는 상품을 선호한다. 생명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어디나 먹고 먹히는 생태계가 존재하고, 배 과원 역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거대한 생태계인 것이다. 과수원은 장기간에 걸쳐 초생재배를 통해 일반 농토와는 또 다른 생태계를 담고 있다. 특히 유기농, 무농약 등 친환경적 재배를 실천하고 있는 과수원은 더더욱 안정적인 먹이사슬을 보여주며 배 과원 내에서 살아가는 곤충 생태의 변화, 지렁이와 두더지가 보여주는 생태는 소비자와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어머니 품이 더 따뜻한 것은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과 애정에 대한 절대 신뢰 때문이다. 깨끗한 우리 배, 건강한 우리 배에 대한 절대 신뢰는 건강한 과원 생태계와 재배자의 따뜻하고 솔직한 재배철학의 공감에서 온다.

2013년 새해가 밝은 이후 우리에게는 새해의 희망과 각오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하루, 한 달 그리고 1년, 무수히 많은 시간들이 반복되고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미래가 만들어진다. 명절의 차례나 제사에만 쓰이던 우리 배가 다가오는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만들어질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조금 더 고민하고, 그 고민을 실천해 나감으로써 소비자 사이에서 더욱더 풍요롭고 따뜻한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이러한 이야기들과 이미지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는 배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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