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0 (목)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데스크칼럼]‘박근혜 정부’에 거는 기대

 

‘여성(Feminine)’, ‘감성(Feeling)’, ‘상상(Fiction)’.

미국의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는 30년 전 이 세 가지(3F)를 21세기를 주도할 키워드이자 기업 경쟁력의 화두라고 전망했다. 그의 예견처럼 21세기는 3F시대를 맞고 있다. 남성들의 강인함, 통솔력, 권위주의 등으로 대변되던 ‘하드 파워 리더십’의 시대가 가고 부드러움, 포용력, 유연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소프트 파워 리더십’ 시대가 온 것이다.

전 세계 많은 나라들에서 여성 정치인들이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경제계도 소위 여성이 강력한 파워를 갖는 ‘위미노믹스(womenomics: women+economics)’시대에 와 있다. 여성이 참정권을 인정받기 시작한 게 100여년밖에 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가히 격세지감이다.

사흘 후, 2월25일 우리나라에도 첫 여성대통령시대가 열린다.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이 이끄는 대한민국 제6공화국의 여섯 번째 정부가 공식 출범하게 된다. 우리나라 첫 여성 대통령 앞에는 그러나 험난한 가시밭길이 도사리고 있다. 인사 난맥이 박근혜 정부의 정상적인 출범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용준 낙마’와 ‘이동흡 사퇴’에다 특정 학교와 지역에 편중된 내각 인선 등 애초의 ‘대탕평’ 약속과 어긋난 인사, 불통하는 모습이 실망감을 안겨준 탓일 게다. 야당도 연일 ‘불통’을 연호하며 몰아붙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포스트 박정희 정부’의 회귀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소통의 리더십으로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된, 개혁과 쇄신의 고삐를 죄는 게 시급해 보인다.

여기에 핵심공약인 경제민주화 실현을 비롯 양질의 일자리 창출, 1천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가계부채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더미다. 특히 대다수 국민이 차기 정부에 거는 기대는 오로지 ‘민생’이다. 이명박 정부 5년간 겪은 최악의 민생고에 진저리를 치고 있다. 차기 정부의 성장 정책과 다소 배치되더라도 복지와 분배에 더 치중해 줄 것을 원하고 있다.

수도권의 현안도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중첩규제 및 역차별 문제를 위시해 북부지역 주한미군공여지 개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조기 구축 등 새 정부의 해결을 기다리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대통합’도 발등의 불이다. 지지해 준 52%가 우선이겠지만 자신을 택하지 않은 48%를 끌어안는 데 보다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 대선에서 우리 사회가 지역 간은 물론 계층 간, 세대 간 갈등과 격차가 더욱 심화된 것을 지켜보지 않았나. 보수진영은 종북좌파를 제외한 대통합을 요구하지만 사분오열된 사회를 결속하고 갈등을 봉합하는 실질적인 국민대통합을 이뤄야 할 것이다.

총리를 비롯한 내각 인선작업이 지연되면서 박근혜 정부도 이전 정부가 그랬듯 지각출범은 불가피해졌다. 김대중 정부 때부터 노무현 정부, MB정부까지 총리 인준 국회 비동의, 대통령 탄핵, 광우병 촛불시위 등 새 정부를 골탕 먹이려는 이른바 보복성 비토(veto) 행태를 답습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새로운 정부가 정상적으로 출범하도록 돕는 것은 다수의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인 도의다. 지역, 이념, 당리당략을 떠나 새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박 차기 대통령 자신도 더욱 냉철하고 유연해져야 한다.

다수의 국민이 ‘대통령 박근혜’를 선택한 것은 ‘조용한 카리스마’,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서다. 또한 좌초 위기의 한나라당을 여러 차례 수렁에서 건져낸 위기관리 능력과 지도력을 꼽는다.

지금 박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것이 포용의 리더십, 약속 이행에 흔들림 없는 신념의 정치라 할 것이다. 그래서 석가가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한 가르침을 떠올린다.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 자신을 의지하여라.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에 의지하여라. 이밖에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석가는 스스로 자신이 지도자임을 내세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첫 여성대통령으로서, 5년 후 퇴임 시에도 박수 받고 떠나는 첫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