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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춘추]수원청개구리와 인간의 공생

 

모처럼 겨울다운 겨울을 보낸 느낌이다. 추울 땐 섭씨 영하 10도 이하로 기온이 뚝 떨어지고, 따뜻할 때는 영상 2∼5도를 오르내리는 기온과 함께 눈도 제법 많이 내려준 날씨가 겨울을 다른 계절과 확연하게 구분해 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비교적 평온하게 겨울을 보냈다고 할 수 있지만 지구 생물 종은 여전히 위기에 처해 있다. 매년 4만종의 생명 종이 멸종해가고 있다는 연구보고서의 경고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향후 30년 이내에 지구 생물종의 4분의 1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는 보고내용의 반쯤만 수용해도 수 천종의 생명이 지난 겨울에 사라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생명들이 사라지고 있음을 경고하며 전 세계적으로 환경운동을 촉발시킨 레이첼 카슨 여사는 봄에 들리던 새의 울음소리가 사라진 적막함을 ‘침묵의 봄’이라는 책의 제목으로 생생하게 전달해 주었다. 과다한 농약사용으로 하천 물이 오염되어 그 곳에서 살아가는 물고기가 농약에 중독되고, 그 물고기를 잡아먹는 새들이 죽어간다는 내용은 지구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이며 생태계임을 잘 설명해 주었다. 한 생물 종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 생물 종과 연관된 수많은 생명들의 생존에 영향을 주게 되고, 생태계의 가장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간에게도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경고해 주었기에 전 세계인의 관심 속에서 환경운동의 새로운 출발을 알려주었다. 매년 4만 종의 생명들이 사라진다는 사실은 인간의 생존을 가능케 하는 환경조건들 중에서 그만큼이 영구히 결핍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생존조건이 무한하게 확대, 재생산될 수 없다면 언젠가는 인간 또한 ‘멸종’을 피할 수 없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주변에서 한 생물 종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 생물과 함께 살아온 역사와 문화가 함께 사라짐을 의미한다. 장마철에 엄마의 무덤이 떠내려감을 슬퍼하며 우는 청개구리에 얽힌 이야기를 비롯하여 구렁이, 두꺼비, 맹꽁이에 관한 전설과 교훈들은 그 생명종과 함께 미래세대에 전달되어야 한다. 청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청개구리의 안타까운 이야기는 낯선 공룡들의 공상영화처럼 다가갈 것이다. 미래는 문화의 시대이며 오랜 역사를 통해 쌓여온 전통문화의 힘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는 시대에 우리 생활 속에서 함께 살아온 생명들의 생존은 ‘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지켜나가는 근원적 토대가 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멸종되어 가는 종은 양서류이다. 유엔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UNCBD) 보고 자료에 따르면 조류는 약 13%, 포유류는 약 20%가 멸종 위기에 처해있지만 양서류는 그 비율이 약 30%에 이르고 있다. 물과 뭍을 모두 생활터전으로 살아가고 피부호흡을 하기에 서식지 파괴, 자연환경 훼손에 아주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양서류는 환경오염의 정도를 잘 보여주는 환경 지표종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멸종 위기 양서류 중 많은 전문가들은 수원청개구리를 특별히 보호가 시급한 종으로 지목한다. 수원청개구리는 경기만 일대를 주 서식처로 살아간다. 경기도민과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생명이며, 그 이름에 ‘수원’이라는 친근한 지명이 붙어있는 드문 생명 종이다. 1980년대에만 해도 수원을 비롯한 경기도 일대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생명 종이었지만 80년대 이후 급속한 개발과 환경 훼손으로 지금은 평택, 김포, 화성 등지에 겨우 관찰할 수 있는 귀한 종이 되었다. 정작 처음 발견되어 학명으로 ‘수원’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수원에서는 2012년에 다시 몇 마리가 발견되었을 뿐이다.

다행히 수원 비롯한 여러 지역에 있는 환경단체에서는 수원청개구리를 보호화고 서식처를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몇 년 전부터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수원시도 적극 나서서 이들의 활동을 돕고 있다. 봄이 되면 서식이 예상되는 지점을 모니터링하며 수원청개구리의 서식환경과 특성을 연구할 계획이다. 수원청개구리가 살 수 있는 곳에서 인간도 편하게 살 수 있으며, 이들이 살아가지 못하면 인간도 살아가기 힘들게 될 것이다. 수원청개구리의 힘찬 울음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지길 기대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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