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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3·1절, 이선경·김향화를 아시는지?

오늘은 제94주년 3·1절이다. 해마다 3·1절이 되면 기억나는 인물들이 있다. 기미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한용운 등 33인과 유관순 열사 등이다. 그런데 경기지역에서도 만세시위가 극렬했다. 화성 제암리와 발안장터, 안성 원곡과 양성의 독립운동 등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만세운동이었다. 뿐만 아니라 경기지역에서도 유관순 열사 못지않은 자랑스러운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있었다. 이선경과 김향화란 인물이다. ‘독립운동의 꽃’ 이선경은 순국 당시 유관순과 비슷한 나이인 18세의 소녀였고, 김향화는 놀랍게도 기생의 신분이었다.

이선경의 이야기는 수원박물관의 기획·제작지원으로 한 방송의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지난해 8월15일 광복절에 방영됨으로써 세인에게 알려진 바 있다. ‘경기도의 유관순’이라 불리는 이선경 열사는 지난해 3·1절에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한 사실이 인정되어 순국 90년 만에 건국포장 애국장에 추서되어 독립유공자로 포상 받았다. 이선경은 3·1운동 직후 수원지역의 젊은 청년들이던 박선태 등과 함께 수원에서 구국민단이라는 비밀결사를 조직해 활동했다. 이후 일제경찰에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고 심한 고문 끝에 풀려났지만 고문의 후유증을 견디지 못한 채 9일 만인 1921년 4월21일 고향 수원에서 18세의 나이로 순국했다.

김향화는 그간 향토사학자들과 일부 기록에서만 단편적인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세월이 더 지나면 잊힐 뻔했던 독립운동 유공자다. 2008년 이동근 수원박물관 전문위원이 중요한 자료들을 발굴해 공개함으로써 2009년 임시정부수립 90주년을 맞아 대통령 표창과 함께 독립유공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전기한 것처럼 그는 기생이란 신분이었다. 하지만 기개 높았던 김향화 등 수원기생들은 1919년 1월 고종임금의 붕어 때 덕수궁 대한문 앞에 가서 소복을 입고 통곡했으며, 3월29일에는 수원기생 30여명이 자혜의원과 수원경찰서 앞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소리 높여 외쳤다. 이로 인해 고문을 당하고 징역 6개월을 언도받았다.

이 두 분의 독립운동가에 대한 자료를 찾아내 독립유공자로 포상 받게 함으로써 역사의 전면으로 이끌어낸 수원박물관 관계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 이후 지역사회가 이 분들의 현양운동에 야박하다는 것이다. 당시만 잠깐 관심을 보였을 뿐 그 후에 동상제작이라든가 기념관 건립 같은 움직임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역사는 지나간 것이지만 소홀히 하면 언제 또다시 같은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 지역사회의 관심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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