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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물 안 쓰는 소변기’ 관리비 먹는 ‘하마’?

‘물 안 쓰는 소변기’를 관리하려면 하루 몇 차례씩 대량으로 물을 퍼부어야 한다? 이 무슨 해괴한 소린지 모르겠다. 본보 27일자 보도에 따르면 수원시가 공공화장실에 설치한 ‘물 안 쓰는 소변기’에서 악취가 진동하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기 위해 물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청소할 때 방향제와 세정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물 절약 친환경이라는 취지와는 정반대라니 어이가 없다.

현재 수원시내 각종 공원과 시청 화장실 등에는 모두 262대에 이르는 ‘물 안 쓰는 소변기’가 설치돼 있다. 시가 2005년부터 기존 소변기를 떼어내고 교체한 결과다. 그런데, 이 가운데 시청 1층 화장실에서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자 2011년 기존에 쓰던 방식의 소변기로 다시 바꿔달기도 했다. 이후 곳곳에서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처음에 설치했던 미국산 제품 대신 국산 ‘물 안 쓰는 소변기’로 교체하는 소동도 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변 냄새가 코를 찌르고 배관이 막히는 일이 여전히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교체비용은 교체비용대로 들고, 환경에 도움도 되지 못한 채 관리비용만 더 들이는 꼴이다.

현재로서는 이런 어이없는 일이 ‘물 안 쓰는 소변기’ 자체가 안고 있는 결함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특정사 제품의 하자 때문인지 가려진 바 없다. 따라서 ‘물 안 쓰는 소변기’가 악취 진동하고 관리하기 어려운 반 환경 제품이라고 경솔하게 확대해석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당장 해야 할 일은 시내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물 안 쓰는 소변기’를 전수조사해서 대책을 세우는 일이다.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소변기를 더 유지할 이유가 없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물 안 쓰는 소변기’가 업계의 주장처럼 과연 친환경적인지 근본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수원시 관계자들이 제대로 검토해 보고 소변기 교체 결정을 내린 것인지도 철저히 감사해 볼 문제다. 친환경정책에 입각한 선의의 결정이었다 해도 면밀하게 검증해 보지 않고 내린 결정이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시민의 세금인 예산만 낭비했기 때문이다.

친환경 혹은 녹색을 앞세운 장삿속이 판을 친 지 꽤 됐다. 미국 F사가 내놓은 ‘물 안 쓰는 소변기’도 처음 출시됐을 때 기대와는 달리 상당히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좋은 뜻으로 개발했다 하더라도 일단 산업 메커니즘 속에 놓이게 되면 친환경은 뒷전이고 이윤이 모든 것을 좌우하게 마련이다. 여기에 속아서는 곤란하다. 진정으로 환경을 생각한다면 이를 꿰뚫어보고 더 멀리 내다보는 지혜로운 결정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 ‘물 안 쓰는 소변기’ 문제가 사소해 보이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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