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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오즈의 나라에 벌어진 ‘도로시 난장굿’

 

고전동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도로시가 한국형으로 변신하여 ‘도로시 난장굿’ 한 판을 벌였다. ‘예술의 전당’에서 관람하고 시일이 한참 지났는데도 그 발랄하고 신선하고 환상적인 느낌이 영 떠나지 않는다. 『오즈의 마법사』는 어린 아이 때부터 읽혀지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열망이나 또 다른 꿈을 꾸게 하여 많은 사랑을 받는 동화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수없이 많은 연극이나 뮤지컬공연을 한다. 그러한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캐릭터들이 신진예술가에 의해 한국전통형으로 바뀌어 공연한 젊은 패기가 넘치는 ‘도로시 난장굿’이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다. 젊은 감각의 전통연희 공연으로 풍물, 살풀이굿, 봉산사자탈춤, 사물놀이, 상모돌리기까지 그리고 속이 후련하게 멋들어진 사설창이 이어진다. 특히 오즈의 마법사 아이콘인 도로시의 구두가 현대의 탭댄스 슈즈로 변신하여 타악기에 맞추어 한 판 신명이 나는데 그 발랄하고 명쾌한 동작들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상상의 나라로 이끌어가는 독특한 피날레 무대이다.

주인공 도로시는 1인3역을 하는데 한국의 삼도 무속음악을 연구한 양보나가 그 주인공이다. 젊은 창작연희 아티스트로서 대학원 졸업 작품이자 데뷔작이다. 이번 공연의 주인공인 그녀는 시흥시 사람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사물놀이에서 꽹과리, 상모돌리기 등의 공연을 시흥시 지역에서 하는 걸 보아왔다. 그리고 그 길로 중·고등학교며 대학교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오는 걸 알고 있다. 대학시절 한국의 무속음악을 소재로 한 음악극을 창작할 꿈을 키워왔다고 한다.

무속음악은 굿이라 불리는 한국 토종신앙의식에 쓰이는 음악이며 한국 전통예술 중 가장 뿌리 깊은 예술이다. 이렇듯 무속음악은 종교적이다.

나에게는 전통연희 하면 신명나는 한 판의 ‘굿’이라는 생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전체 스토리가 뚜렷하다. 마법사가 마녀, 즉 무당으로 변신하여 극을 이끌어간다. 젊은 신예작가 작품답게 전통연희의 여러 장르가 접목된 창작연희 무대로써 이색적이고 특별한 공연이다. 환상적인 국악쇼라고 해야 맞다.

팸플릿을 통해 미리 보면서 ‘도로시 난장굿’ 뭘까? ‘도로시’라는 동화 주인공의 이름과 ‘굿’이라는 우리 전통언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 재미있는 발상일 것이라는 예감은 적중하였다.

알 수 없는 회오리바람에 휘말려 마법의 나라 오즈에 가게 된 도로시가 다시 집을 찾아오는 동안 겁이 많은 봉산사자의 탈춤, 김천북춤을 추는 심장이 없는 양철인간 나무꾼, 소고춤을 추는 뇌가 없는 허수아비를 만나고 경기마녀의 동해안별신굿을 동쪽마녀의 서울굿을 펼치며 한국의 전통연희와 삼도무속음악이 무대 위에서 관객을 사로잡는다.

전 세계의 갖가지 문화와 예술이 봇물같이 쏟아져 만날 수 있는 요즘이다. 짐짓, 등한시하기 쉬운 한국전통예술이다. 한창 자라는 젊은 예술인들이 갈고 닦아서 현대에 맞게 키운다는 것은 한국전통예술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전통연희는 한국인들의 한과 위로와 희망이 담긴 예술이다. 그 화려함과 인간사가 들어있는 율동과 속을 다 털어버릴 듯한 신명이 이제 세계인 속으로 스며든다. 곧 장악할 것이다.

▲ (사)한국문인협회 시흥시지부장

▲ 시집 『연밭에 이는 바람』외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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