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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가 - 00224<일간> 2002년 6월 15일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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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대통령부터 시작되는 국가의전 서열의 9째다. 어찌 의전서열로만 장관의 위상을 말하겠는가.
장관은 정부기관의 한 행정부처를 총괄지휘하고, 국정을 집행하는 최고 집행권자다. 여기에 법률의 하위법인 부령을 제정·공포하는 사실상의 입법권한까지 주어진다. 그러니 공직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최고 목표다. 물론 인사권을 포함한 감독권, 지휘권 등이 주어지니 장관의 말 한마디는 그야말로 법이다.
그런데 요즘 관가(官街)에는 트로트 인기가요에 비유한 “장관은 아무나 하나”라는 유행어가 나돈다.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 때문이다. 워낙 관심이 집중된 검찰총장 후보자의 청문회와 동시 진행돼 국민들의 관심사에서 비켜나서 그렇지 윤 후보자의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오죽하면 윤 후보자를 지원사격하려던 여당 국회의원은 한숨을 토하고, 지켜보던 기자들은 대한민국 장관 후보자의 수준에 경악했다.
청문회에서 윤 후보자는 줄곧 “모른다”로 일관했다. 또 “장관이 되면 배우겠다”고 부끄럼 없이 대답했다. 부활하는 해수부에 거는 어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한중(韓中)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비전도, 전문성도 없었다. 자신이 청문회에서 발언한 해양산업의 동력을 묻는 말에는 동문서답을 했다. 관련 공무원의 기본인 항만의 권역구분도 숙지하지 못했고, 해수부 공무원들이 챙겨준 가장 기초지식인 어업의 GDP 비율도 몰랐다. 결국 여당 의원의 입에서 탄식 소리가 새나왔다.
여기에 재산이 적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사전 예상과 달리 2001년 경기도 의왕의 아파트를 1억160만원에 매입했다가, 2003년 2억6천만원에 매각하면서 시세차익을 얻어 투기 의혹을 받았다. 소득 없는 후보자의 동생이 서울 아파트를 2001년 2억6천만원에 매입해 명의신탁 의혹이 제기됐지만 우물쭈물하며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여기에 실없이 웃으며 자신의 부족한 전문성을 구렁이 담 넘듯 하려다 “답변태도가 불량하다”는 여당 의원의 질타가 쏟아졌다. 당초 장관을 고사했다고 말하자 끝까지 고사하지 그랬느냐는 야유가 나왔으나 웃기만 했다.
전문성도 결여됐고, 자질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장관 후보자가 됐는지 궁금해진다. 대한민국 장관, 아무나 하나.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