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는 1987년 6월에 착공, 1994년 1월 완공됐으나 이후 시화호 유역의 공장 오폐수와 생활하수의 유입으로 수질이 급격히 악화돼 국제적으로 유명한(?) 호수가 됐다. 환경보호보다는 개발 우선이라는 국가분위기가 만든 결과다. 결국 1997년 이후 해수를 유입하기 시작했고 2000년 12월에 시화호의 담수화를 포기하고 해수화를 선언했다. 거짓말처럼 철새와 어패류, 식물이 돌아오고 수도권의 명소가 됐다. 시화호 주변에는 저어새, 흑두루미 등 총150종 14만7천678개체의 조류가 관찰되고 주변 갯벌에는 대형 무척추동물, 갯지렁이류, 갑각류, 연체동물 등 총 214종이 서식하는 등 야생동식물의 낙원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처럼 생태계가 살아나면서 시화호에는 사람들도 찾아들고 있다. 국내외 환경 연구가, 사진작가,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호수 수변에서의 레저생활을 즐기기 시작하는 등 친수·수변공원으로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시화호에 반달모양의 인공섬이 조성되고 섬 위로 대규모 호텔, 리조트 컨벤션 센터가 들어서는 대형 개발사업이 시작된다는 소식이다. 지난 9일 경기도지사-안산시장-쿠메세케이社 회장-코드라보라토리社 회장이 시화호 상업용지에 호텔과 리조트, 컨벤션 시설 등을 건립하는 반달섬 프로젝트 투자협약에 사인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수자원공사 소유인 안산시 성곡동 시화 MTV 확장단지 약 17만㎡ 부지에 반달 모양의 인공섬과 상업시설 오피스, 지원시설 등을 조성하는 1조2천억원 규모의 대형 개발사업으로 2019년까지 인공섬과 호텔, 리조트, 컨벤션 준공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경기도와 안산시는 반달섬 프로젝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다. 안산시는 물론 도를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되고 국내 건설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 관광산업 활성화 등 막대한 경제적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우리도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됐으면 한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시화호 워터콤플렉스 프로젝트가 왜 생각나는 것일까? 워터콤플렉스는 에어파크와 수상비행장 설치 등 서해안을 미래 동북아지역의 관광 및 신성장 산업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야심찬 경기도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토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의해 사업이 전면 보류되고 말았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제발 서두르지 말고 계획을 꼼꼼히 수립하고 시행하라는 것이다. 공사 도중에 중단되거나 환경파괴 행위가 발생하면 안 된다. 자연환경을 해치는 시설도 안 된다. 시민단체와 행정관청은 눈을 뜨고 지켜봐야 한다. 어떻게 해서 다시 살아난 시화호 자연환경인가?